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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히 저무는 뒷모습조차도 사랑받는 사람이 있다. 한국 연기사의 한 축을 이루며 70년 가까운 세월을 ‘현역’으로 살아낸 배우 이순재가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한 개인의 죽음을 넘어, 한 시대의 상징이 사라졌다는 상실감이 더 크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생애와 연기, 그리고 남긴 질문들을 돌아보는 일은 곧 우리 시대의 품격을 점검하는 일이기도 하다.‘시작’부터 각오였던 배우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서울로 내려와 서울대학교 철학과에 진학했다. 학문에 몰두하던 청년의 앞길을 돌린 것은 로렌스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5.11.2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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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지원 정책이 난무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정부는 빚에 허덕이는 소상공인을 위해 채무 조정, 탕감, 현금 지원 등 다양한 구제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경제 위기 극복이라는 명분 아래 시행되었지만, 그 정책의 이면에는 소리 없이 손해 보는 이들이 있다. 바로 '성실 납부자'들이다.이들은 남들처럼 쉬는 날도 없이 일했다. 가게 문을 닫지 않고, 빚 독촉을 막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벌리고, 카드 돌려막기까지 해가며 연체 하나 없이 원리금을 갚아왔다. 먹고 싶은 것도, 사고 싶은 것도 참아가며 자신과 가족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5.06.1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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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티 선정진 기자]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본부장: 권혁민)는 “비번일 귀가 중이던 한 소방관이 성산대교 북단에서 발생한 차량화재를 목격하고 소화기로 초기진화에 성공해 추가 피해를 막은 사례가 있다.”라고 6일(화) 밝혔다.이번 사례의 주인공은 서울시 서대문소방서 소속 김정현(29세) 소방교이다. 김 소방교는 “비번일 귀가 중이었던 지난 난 4월 28일(월) 오후 8시 16분경 성산대교 북단 도로상 정차해 있던 트럭 화물칸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을 목격하고 급하게 트럭 뒤로 차를 세웠으며, 차량 내 비치되어 있던 소화기를 이용하여
기고
선정진 기자
2025.05.0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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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6일, 대한민국 정치사의 한 장면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 정당이 원탁회의를 통해 국군방첩사령부를 사실상 해체하는 수준으로 3개 기관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떼어내 공소청으로 전환하고, 감사원의 감사권 역시 국회 통제를 받도록 재구성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제시되었다.표면적으로는 ‘권력기관의 민주적 통제’와 ‘시민 중심 감시체계’로의 전환이라는 거대한 담론이 동원되었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 안보와 수사 체계 전반을 무력화하는 정치적 실험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5.04.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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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이 뜨겁게 타올랐다. 아주머니, 아저씨,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2030 청년들과 대학생들까지. 직업도 나이도, 지역도 다르지만, 모두가 한목소리로 외친다. “이게 나라냐!” 호남의 국민들마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았다. 그들은 더 이상 정치의 변방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전국의 시민들이 다시금 광장에 모여들어 하나의 태극기 아래 뭉치고 있다. 바로 장엄한 국민저항권의 발동이다.왜 사람들이 다시 광장으로 나서는가? 그 물음의 답은 명확하다. 이글거리는 분노 때문이다. 다수 의석의 폭거 앞에 짓밟힌 상식, 짓눌린 자유, 왜곡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5.04.0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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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업의 ‘심장’이 미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반도체부터 배터리, 태양광, 조선, 자동차까지 대한민국 산업을 대표하는 굴지의 기업들이 줄줄이 미국행을 택하고 있다. 투자 금액만 약 1,500억 달러(한화 약 200조 원)에 육박한다. 단순한 해외 진출이 아니다. ‘탈한국’이라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국내에선 규제에 막히고, 트럼프의 압력에 끌려가는 K제조업의 현실이다.한국의 대표 기업들이 지금 미국에 짓고 있는 공장은 단순한 지사가 아니다. 국가 핵심 산업의 생산 거점을 옮기는, 전략적 중심 이동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5.03.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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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조폭의 나라가 아니다 대한민국 헌정 질서에 도전하는 말 한 마디가 얼마나 무서운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은 그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 지난 3월 19일, 그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지금 이 순간부터 국민 누구나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 몸조심하라”고 경고했다.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다. 이건 대중을 향한 은밀한 명령이며, 지지자들을 향한 '테러 조장'이요 ‘내란 선동’의 메시지다.대체 정치 지도자가 왜, 어떤 이유로 이런 조폭식 언어를 사용하는가? 누군가를 체포하라는 말은 법 집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5.03.2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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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1일, 대한민국 정치사에 또 하나의 진기록이 추가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녹색당 등 야5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한 것이다. 대통령도 아닌, 권한대행의 대행까지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윤석열 정부들어 탄핵 30번째 탄핵 시도라는 점에서 ‘탄핵의 일상화’라는 비판까지 더해지고 있다.이번 탄핵 사유는 크게 세 가지. 윤 대통령과의 ‘내란 공범’ 의혹, 총리 지명 지연에 따른 국정 공백 유발, 그리고 10년 전 미르재단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5.03.2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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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음악도 듣고, 뉴스도 보고, 심지어 라디오 DJ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그 모든 건 ‘전파’ 위를 타고 흘러왔다. 그리고 1991년 3월 20일, 그 전파에 한 줄기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민영 지상파 방송 SBS가 라디오 전파를 타고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방송입니다”라는 인사를 건넨 날이다.1990년대 초반, 대한민국 라디오의 세계는 사실상 KBS와 MBC가 양분하고 있었다. 익숙하긴 했지만, 어딘가 비슷한 느낌. 그 틀을 깬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5.03.2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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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비서관 출신의 서상범 변호사가 선거에 출마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비서관을 지낸 인물로, 탄핵소추 대리인단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문제는 그가 최근까지도 탄핵소추 대리인으로서 활동하며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성공보수를 계약한 상태에서 구로구청장 선거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법적 논란을 넘어, 공직자로서의 자질 문제까지 확대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탄핵소추 대리인단은 특정 정당이 아닌 국회를 대리하는 역할을 한다. 즉, 그들의 법률적 판단과 활동은 정당 정치와는 분리되어야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5.03.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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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금융당국과 협의 없이 강남·서초·송파 등 일부 지역에 적용되던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서울의 집값 상승세가 강남 3구를 넘어 서울 전역 25개 구로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될 조짐을 보이면서 서울시는 토허제 재지정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시장의 혼란과 불안감은 이미 커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과연 적절했는가?토지거래허가제는 2020년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이 제도는 일정 면적 이상의 부동산을 매입할 때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해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는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5.03.1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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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정치권에서 ‘줄탄핵(줄줄이 탄핵)’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민주당이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앞세워 윤석열 정부와 보수 진영 인사들을 상대로 무리한 탄핵을 시도했으나, 헌법재판소에서 모두 기각되거나 각하된 사태를 보고있다.줄탄핵의 전적을 살펴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민주당이 추진한 주요 탄핵안이 연이어 무산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들의 탄핵 소추가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거나,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무리한 시도라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8전 8패라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고, 이는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5.03.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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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전투기의 오폭 사고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이는 군 기강 해이와 관리 소홀의 결과이며, 국가의 재정적 손실뿐 아니라 국민 안전에도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는 심각한 사안이다. 이번 사고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부대 지휘관의 지휘·감독 미흡, 둘째, 조종사의 기본적인 절차 미준수, 셋째, 군 내부의 기강 해이와 의무 경시 풍조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가 안보의 최전선에서 믿을 수 없는 실책이 벌어진 것이다.군 조직에서 지휘관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특히 전투기와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5.03.0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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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설은 예년과 달리 양력 1월에 있었다. 긴 연휴이긴 했지만 나는 교통체증을 염려해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고, 열차 KTX를 타고 세종시의 나의 고향에 다녀왔다. 열차로 43분, 기차여행의 낭만도 느낄 수 없이, '아, 이제 기차를 탔으니,잠시 쉬어볼까!' 하며 설레이는 마음을 느끼는 순간도 잠시, 열차는 도착해 버렸다. 탑승시간이 너무나 짧아, 아쉽기만 했다.그 옛날, 나의 아버지께서는 1950년대에 덜컹거리는 완행열차를 두시간씩이나 타시고 아침저녁으로 매일같이 서울로 통학을 하셨다고 한다. 그때는 산과 들 밖에 없는 허허벌판
기고
신혜숙 테라피 플로리스트
2025.02.2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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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7일, 대한민국 트로트계의 거목 송대관이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1960년대 데뷔 후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 온 그는, 시대를 초월한 히트곡과 독보적인 무대 매너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음악계는 물론 수많은 팬들이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송대관은 1947년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나 1967년 "인정 많고 마음 착한 아가씨"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1975년 발표한 "해 뜰 날"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국민적인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네 박자", "차표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5.02.0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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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에 대해 갖고 있는 한국민들의 일반적인 인식은 무엇일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중앙 아시아의 내륙국가’, ‘고려인들이 살고 있는 나라’ 등과 같은 이미지를 떠올릴 것으로 생각된다. 또 2024년에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우리나라 여행객이 약 40,000명에 불과하다는 사실로부터도 카자흐스탄은 한국민들이 아직 친숙하게 느끼지 않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한국과 카자흐스탄 간의 협력 관계, 특히 경제 분야에서의 파트너십은 두 나라 사이의 상호보완적 산업 구조를 기반으로 급속히 성장해 왔다. 1992년 외교 관계 수립 당시
기고
임성남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2025.02.0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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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심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서초구 반포동의 고속터미널(이하 '고터')과 세빛섬 일대가 서울시의 공식적인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한강이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지역 경제와 문화를 선도하는 중심축으로 도약하고 있다. ‘세빛 관광특구’로 명명된 이 지역은 서초구 최초의 관광특구로,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1. 관광특구 지정의 배경과 의미세빛섬과 고터 일대는 이미 서울에서 관광객이 즐겨 찾는 장소로 자리 잡아왔다. 한강을 따라 펼쳐진 자연경관과 세빛섬의 독특한 구조물, 반포대교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5.01.0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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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을 넘어선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국가의 경제를 책임지는 핵심적인 영역이라 하겠다. 예전의 기계적 부품으로 조합된 자동차는 이제 전기전자 시스템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첨단 제품으로 변모하였다 이제는 최고의 화두인 생성형 인공지능을 포함하면서 더욱 부가가치가 높은 융합산업으로 발돋음하였다. 모든 글로벌 기업이 자동차 산업을 넘어선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 진입하면서 더욱 중요한 핵심 영역으로 자리매김하였다고 하겠다. 우리나라는 지난 50여년 동안 자동차 산업이 유일하게 선진국으로 진입한 국가이고 현재는 국가
칼럼
김필수 대림대 교수
2024.12.1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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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7일, 우리는 순국선열의 날을 맞이한다. 이 날은 일제강점기와 국난의 시기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순국선열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날이다. 대한민국이 오늘날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이들의 고귀한 희생 덕분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들의 피와 눈물로 이루어진 현재를 되새기며, 우리는 이 날을 기리며 과거를 잊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의지를 다져야 한다.나라의 독립과 자주성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을 순국선열이라 합니다. 이들은 일제의 강압과 폭력 앞에서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4.11.1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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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1월 15일, 대한민국 육상 선수 손기정 선수가 9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의 죽음은 한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의 퇴장이었다. 그는 비록 세상을 떠났으나 그의 삶과 그가 남긴 발자취는 여전히 우리 마음 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손기정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며 세계에 대한민국의 저력을 알린 인물이다. 그러나 이 금메달은 단순한 스포츠의 승리가 아니었다. 일제강점기라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 그는 일장기 아래에서조차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싸웠다.1936년,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베를린 올림픽.
칼럼
신송백 칼럼니스트
2024.11.15 1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