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과 김현기 의장님, 의원님 여러분!

제321회 서울특별시의회 정례회 개회를 맞아 2024년도 서울특별시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심의를 요청드리면서 내년도 서울시교육청의 정책 방향과 교육재정 운용계획을 말씀드리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저는 지속 가능한 교육, 살아 숨 쉬는 학교, 깨어 있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돌아보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혁신 교육의 내일을 늘 고민합니다. 크게 두 측면입니다.

첫째, 혁신 교육을 향한 비판과 그늘을 염두하며 혁신 교육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보완적 혁신’의 길입니다. 작년에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서울 시민들께 한 약속이기도 합니다.

둘째, 혁신 교육의 성과를 계승하여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새로운 ‘혁신미래교육’으로 발전시키는 길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권위주의적 교육행정 체제를 민주적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교육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학교 현장에서 전개되었습니다.

그 결과 협력 교육이 강조되고 학생의 인권이 존중받고, 학부모의 학교 참여도 확대되었습니다. 이처럼 교육혁신은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부정 평가도 존재합니다. 저는 선생님의 교육활동 보호, 학생의 기초학력 보장과 인성 교육 등에 대해 더 큰 책임을 다하며 혁신교육에 대한 그늘을 걷어내겠습니다.

우리 사회는 ‘민족과 국경의 장벽’이 무너지는 지구촌화, 사회 갈등의 극단화와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 기후 위기 등 중대한 도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서울 교육은 국제공동수업, 역지사지형 토론 교육, 인공지능과 생태전환 교육, IB 프로그램 운영 등 혁신교육에 폭과 깊이를 더한 ‘혁신미래교육’으로 미래 사회를 살아갈 우리 학생의 역량을 키우겠습니다.

존경하는 의원님 여러분!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학령인구 감소로 일어날 서울 과밀 학교와 폐교 위기에 놓인 소규모 학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시형 캠퍼스’ 설립 및 운영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학령 인구 감소는 교원수급과 교육시설 등 교육체계의 전반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따라서, 학령 인구 감소에 대응할 수 있는 과감한 상상력과 지속 가능한 방법의 다각적 분석은 매우 중요합니다. 교육청이 단순한 학교 신설이나 통폐합 방식의 학교 이전을 벗어나 ‘도시형 분교 설립’을 숙고한 이유입니다.

의원님들께서 관심 갖고 지원해주신다면 서울시교육청은 도시형 캠퍼스를 성공적으로 도입해 학령인구 감소에 응전하는 새로운 길을 열겠습니다.

존경하는 의원님 여러분!

서울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은 선생님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미래로 열린 변화에 교육적 책임을 다하는 예산으로 편성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긴축재정이 불가피합니다. 내년도 우리 교육청의 예산 규모는 올해 본예산 보다 13.4% 줄어든 총 11조 1,605억 원입니다. 세입예산안의 편성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중앙정부 이전수입은 올해보다 6,341억원 줄어든 6조 5,500억 원이고, 지방자치단체 이전수입은 올해보다 999억원 줄어든 4조 722억 원, 내부거래 통합교육재정안정화기금 전입금 3,300억 원과 자체수입 및 기타 전년도 이월금 등 1,968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총 1조 7,310억원 감소하였습니다.

세출예산안의 성질별 주요 편성 내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인건비는 올해보다 1,662억 증가한 7조 956억 원, 학교운영비는 올해보다 550억 증가한 9,970억 원,

교육사업비는 올해보다 817억 증가한 2조 2,257억 원, 시설사업비는 올해보다 2,305억원 줄어든 7,829억 원 등 총 11조 1,605억 원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작년과 비교해 예산이 대폭 줄어든 위기 상황에서 숙고와 협의 끝에 반드시 필요한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첫째, 예방에서 치유까지 현장에서 체감하는 교원의 교육활동 침해 예방 및 보호 대책을 마련하고자 단위학교별 교육활동 보호 전담 변호사 지원과 자동녹음전화기 등 통신서비스 지원 비용 46억 원, 정서행동 위기학생 대상 긍정적 행동지원 체제 지원 6억 원, 교육활동보호 신속대응팀 SEM119 운영 15억 원을 편성하였습니다.

둘째, 교육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활용의 전면 도입을 대비하여 미래교육을 위한 디지털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1인 1스마트기기 디벗과 무선충전함 보급 3,736억 원, 네트워크 진단 및 최적화를 위한 테크센터 운영 120억 원, 전자칠판 등 교육환경 조성 415억 원을 편성하였습니다.

셋째, 지속적으로 학생의 기본학력 내실화를 지원하기 위해 교사의 교육활동 전념 여건 조성을 위해 학습지원튜터 운영 80억 원, 학습의 기초가 되는 문해력과 수리력을 측정하는 서울학생 문해력․수리력 진단 평가 운영 15억 원을 편성하였습니다.

넷째, 안전한 교육 환경 조성을 조성하기 위하여 노후시설 개선 5,900억 원, 학교급식 환기시설 개선 350억 원등을 편성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가 줄어든 예산에 대한 부담은 덜고 조금 더 자율적으로 교수학습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목적사업비 일부 사업 예산을 학교운영비로 전환하여 학교운영비를 전년대비 5.8% 증액했습니다.

이어서 2024년도 기금운용계획안을 설명드리겠습니다. 학교안전공제 및 사고예방기금 173억 원, 통합교육재정안정화기금 7,001억 원,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 1조 2,679억 원, 신청사 및 연수원 건립기금 954억 원을 운용할 계획입니다.

존경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의원님 여러분!

최근 학령인구 감소와 일시적 세입 증가에 따른 교부금 증가분을 기금에 담아두었다는 이유로 교육재정을 축소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교육재정은 인건비가 64%를 포함하여 기관운영비, 시설비 등 경직성 고정경비의 비중이 80%에 이르러 실제로 학생들의 교수학습 활동을 직접 지원하기 위한 재원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전체인구가 감소하므로 국가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반면, 학령인구가 감소하니 교육재정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커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가의 미래를 포기하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학생이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미래로 열린 변화에 책임 있는 응전을 위해 교육재정은 더욱 확대돼야 할 때입니다.

특히 우리가 한 목소리로 약속한 선생님의 교육활동 보호 대책의 신속한 시행을 위해서도, 선생님들의 수당을 인상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교육 재정 확대는 필요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도 크게 축소한‘위기 예산’을 학교의 역동성을 살리는 ‘기회 예산’‘책임 예산’으로 사용하겠습니다. 힘겨운 선택과 집중으로 편성한 만큼 한 푼도 헛되이 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의원님 여러분!

올해 여름, 학생을 뜨겁게 사랑하고 가르치는 일에 보람을 느끼던 선생님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늘 열정적이고, 애정으로 학생을 보듬어준 선생님을 그리워하며 모두가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후 선생님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과 조례가 통과되고 교육당국과 교육청의 대책이 만들어졌습니다. 선생님의 수업과 생활지도 권한을 온전히 보호하고, 학생의 학습권을 지키기 위해 교실의 현실과 정책 사이에 벌어진 틈을 좁히려는 노력은 지금도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이초의 비극으로 드러난 학교의 깊은 상처는 단지 하나의 변화로 치유될 수 없습니다. 상처가 아물려면 학교가 또 한번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는 오랜 노력 끝에 권위적 학교를 넘어 민주적 학교에 다다랐습니다.

이제 한발 더 나아가 민주적 원리에 기반하면서도 공동체성이 살아 있는 학교를 구현해야 합니다. 지금의 학교는 부족하지만 민주적 학교 문화가 뿌리내려 있습니다. 민주적 학교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분명한 진전입니다.

그러나 서두에 말했듯이 그늘이 존재합니다.

학교 내 모든 주체들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는 민주적 학교에서 여러 주체들의 권리가 상호충돌하고, 어떤 극단적 주체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 제도를 자신의 권리만을 위해서 악용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동학대를 막기 위한 법·제도를 명분 삼아 교권을 침해하는 현상 역시 하나의 선명한 사례입니다. 학교는 교육을 목표로 선생님과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함께 협력하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서울 교육은 ‘공동체형 학교’를 향해 힘차게 내딛겠습니다.

모두의 자유와 권리가 존중되는 민주적 학교 질서를 견지하면서도 선생님의 권위와 교육활동이 철저히 보장되며, 교육주체 간 존중과 신뢰가 굳건한 공동체형 학교를 만들겠다고 다짐합니다. 의원님께서도 공동체 학교를 향한 새로운 여정에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서울교육의 든든한 동반자이신 의원님들께서 서울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의 편성 방향과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시어 심의 ‧ 의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심의과정에서 의원님들께서 주신 고견은 서울교육 정책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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