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희 심리치료사
김선희 심리치료사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은 미국의 범죄학자인 조지켈링(George Kelling)과 정치학자인 제임스 윌슨(James wilson)이 명명한 명칭이다.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 교수 필립 짐바드로(Philip Zimbardo)는 한가지 실험을 한다. 유리창이 깨지고 번호판도 없는 자동차를 거리에 방치한 체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방치된 차에서 사람들은   쓸만한 자동차 부품을 훔쳐갔다. 결국 가져갈 것이 없자 자동차를 파괴해버렸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자 범죄가 확산 되어 갔다는 이 실험을 통해 명칭을 착안하게 된다.

작은 것이라도 방치해서는 안 되고 제때 바로잡아야 한다

  사회 무질서에 대한 이론이다. 경미한 행동이라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공공질서를 헤쳤다면 반드시 책임이 필요하다. 사소한 것들을 묵인하고 넘어가면 규칙을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는 적당히 넘어가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아무렇지 않게 다음 같은 행동을 해도 넘겨버린다. 우리 옛 속담에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 라는 말이 있다. 경범죄에 대해서도 강경한 처벌이 필요할 수 있다. 중학생인 A양은 유치원 때 교실에서 장난감을 하나 훔쳤다. 선생님은 알지 못했고 어머니가 방을 정리하다가 발견했다. 추궁하자 유치원에서 갖고 왔다고 했다. 그때 A양의 어머니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선생님, 아이들 몰래 조용히 갔다 놓으라고 이야기를 하고 그냥 넘어갔다. 후에 그 아이는 지속적인 절도 행동으로 인해 상담을 받았다. 만약 A양의 어머니가 그때 잘못한 행동에 대해 묵인하지 않고 아이를 올바른 길로 안내했다면 A양은 다른 삶을 살았을 수도 있다. 아무리 사소한 문제행동이라도 예방이 중요하고 방치하면 안 된다는 것을 절실히 보여주는 사례였다. 

  요즘 넷플릭스에서 ‘소년심판’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된다. 촉법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촉법소년은 만 10~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를 말한다. 형사 처분 대신 소년법에   의한 보호처분 받는 대상이다. 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해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어린 범죄자들은 최초의 범죄 행동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용인되었거나 묵인되었을 경우, 그들의 범죄 행동이 더 대담해지게 된다. 예방이 중요하고 아이들 범죄의 강도가 진화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주는 드라마다. B군은 14살이다. 형들과 함께 사채업을 한다. 중학생이 무슨 사채업이냐 할 수 있겠지만 요즘 아이들의 범죄 수준은 성인급이다. B군은 빌려준 돈을 받는 역할이다. 때로는 협박을 하기도 하고 폭력을 사용하기도 한다. 갚지 못하는 돈 대신에 물건을 강제로 뺏어오기도 한다. 물론 죄책감은 없다. 형들이 B군에게 이런 일을 시키는 건 촉법소년이기 때문이다.

사소한 것이라도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보완 발전시켜야 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비단 범죄자들 뿐 아니라 다양한 상황과 장소에 적용될 수 있다. 집 근처 횡단보도 앞 빈 공터가 있었다. 여름에는 무단투기 된 쓰레기로 악취가 심했다. 아무리 표지판을 쓰고 주변 상가와 주민들이 감시해도 언제 버렸는지 항상 쓰레기가 쌓여있었다. 그렇게 방치된 체 몇 년이 지나 주변 분들이 공터를 꾸미기 시작했다. 꽃을 심고 의자를 비치했다. 그렇게 작은 쉼터를 만들자 무단투기가 사라졌다. 꽃이 있는 곳에 차마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했다. 넛지(Nudge) 효과도 이용한 셈이다. 넛지는 특정 행동을 강요하기보다 부드럽게 접근해서 원하는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것 보다 환경을 바꿈으로서 쓰레기를 버리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했다. 환경의 결함은 사람들로 하여금 법이나 질서가 없다고 느껴지게 만든다.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고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깨끗한 곳과 쓰레기가 쌓여있는 곳 중에 쓰레기를 죄책감 없이 버릴 수 있는 장소는 어디일까? 다른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쌓여있는 곳이다.

  자주 가는 식당이 있다. 가게 입구에는 액자에 100-1=0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사람들은 그것이 무엇일까 궁금해 자주 물어본다고 한다. 사장님은 100명의 손님이 와서 99명이 만족해도 1명이 불편감을 느낀다면 서비스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 한 명으로 식당은 망할 수도 있다. 사소한 실수와 미비한 점을 방치한다면 손실과 실패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그 식당은 무엇보다 음식이 맛있고 청결하며 친절하다.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의 힘으로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유명해졌다. 100+1=200의 결과를 만든 셈이다. 코로나 19 이후 많은 가게 들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굳건히 남아있고 자리가 없어 늘 예약해야 갈 수 있는 식당은 코로나 19가 무색했다. 생존본능에서 먹는 문제는 중요하다. 이왕이면 친절하고 맛있는 식당을 가고자 하는 것은 누구나의 마음일 것이다. 사소한 것 하나로 식당의 존폐위기가 결정되기도 한다. 사소한 것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관심 갖는 일은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예방하고 수정하고 변화 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지금 깨져있다면 보수공사를 해야 한다. 그 깨진 조각으로 마음 전체가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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