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희 심리상담사
김선희 심리상담사

 

살면서 겪게 되는 실망스러운 상황들이 있다. 실망이 클수록 좌절감을 경험하고 무기력해진다. 좌절효과(Frustration Effect)는 실망스러운 상황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자극을 받아 오히려 상황을 뛰어넘으려고 하는 것을 말한다. 삶이 뜻대로 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기에 우리는 무수한 상황을 헤쳐나가야 한다. 실패나 좌절로 인한 경험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간에 어느 한쪽을 강화시키게 된다. 포기나 극복 중 두 개의 갈림 길에서 선택을 하게 된다는 말이다.  

 

실망스러운 상황을 오히려 추진력으로 바꾸려는 것이 필요하다

  같은 상황을 겪더라도 사람마다 차이가 생긴다. 어떤 사람을 실패를 경험하고 주저앉아 버릴 수 있다. 반면, 실패를 발판삼아 더욱 박차를 가해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좌절을 잘 사용하면 강력한 동기가 된다. 오히려 적극적인 대안 행동을 모색할 수 있다. 누구든 좌절이나 실패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피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추구하던 목표가 실패하여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사람들은 좌절한다. 보상이 줄어들수록 좌절효과는 커진다. 다른 행동을 활성화시키는 계기를 만들고 그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때 성공한다.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있다. 바로 도박이다. 도박에서 돈을 잃었을 경우 좌절한다. 그대로 포기해야 하는 게 맞다. 돈을 찾기 위해 더 많은 돈을 걸고 이기려고 도전하면 오히려 나락에 빠지게 된다. 

  춘추시대 말기, 오나라와 월나라는 싸움을 벌였다. 오나라 왕 합려는 싸움에서 월나라 왕 구천에게 패한다. 합려는 유언으로 아들 부차에게 아버지의 원수를 갚아달라 말한다. 부차는 부드러운 자리 대신 딱딱한 장작더미에서 잠을 자며 복수를 맹세한다. 밤낮없이 군사를 훈련 시켜 결국 월나라와의 싸움에서 승리한다. 구천은 항복하고 왕의 자리를 내려놓는다. 살기 위해 부차의 노예로 3년 동안 일한다. 병든 부차를 수발하며 치욕을 견뎌 드디어 그의 마음을 산다. 월나라로 돌아온 구천은 머리맡에 쓸개를 달아놓고 볼 때마다 핥으며 복수를 다짐한다. 10년 후 구천은 오나라와의 싸움에서 승리한다. ‘와신상담(臥新嘗膽)’의 배경이 되었던 이야기다. 어떤 목표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난도 참고 이겨내야 한다. 좌절효과와 같은 맥락이다. 

 

좌절을 학습할 수 있어야 한다
  목표를 쉽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사람은 힘든 좌절을 경험에도 다시 일어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부정적 피드백 또한 성공의 동기 요인으로 삼는다. 인간은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했을 때 충족을 실현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A씨는 대학원 면접에 3번이나 떨어졌다. 좌절하고 대학원을 포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오기가 생겼고 더욱더 공부하고 준비해서 4번째에 대학원에 붙었다. A씨는 반드시 원하는 대학원에 가고 싶었다. 그의 신념이 3번의 좌절을 뛰어넘었다. 대인관계에서 거절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자기주장을 하지 못한다. 거절에 대한 좌절을 뛰어넘지 못하면 말이다. 긍정적인 강화가 되었을 때의 예다. 반면, 수영을 시작했는데 한두 번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포기한다. 수영을 싫어하게 되고 다시는 수영장 근처도 가지 않는다. 부정적인 강화가 작용했다.
  
 

 

좌절을 학습하는 것은 필요하고 중요하다. 좌절의 경험은 매번 올 수 있다. 그럴 때마다 같은 방법으로 회피하거나 포기할 것인가? 좌절은 학습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원하는 욕구를 다 충족할 수 없다. 실패도 맛봐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고 동기부여도 될 수 있다. 좌절조차 경험해 보지 못하면 나아갈 수 없다. 철학자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는 “좌절을 경험한 사람만이 자신만의 역사를 갖게 되며, 인생을 통찰할 수 있는 지혜의 길로 들어선다.”고 말했다. 좌절을 뛰어넘어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좌절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언제든지 원하는 것 뭐든 손에 넣을 수 있고 자기중심적인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말이다. 부족함이 없었던 경험은 나약함이 되고 작은 좌절조차 견디지 못하는 성인으로 성장하게 된다. 무엇이든 하고 싶다는 동기는 결핍에서 비롯된다. 결핍이 없으면 동기도 없다. 보상이 적을수록 그 부족함은 동기를 만들어낸다. 결핍은 동기의 원재료라고 할 수 있다. 아브라함 매슬로우(Abrahm Maslow)는 “인간은 최상위인 자아실현에 도달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상승의 원동력이 바로 좌절이다. 아직 좌절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맞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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