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희 칼럼니스트
김선희 칼럼니스트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키프로스의 전설적인 조각가로 어느 날 여인상을 조각하게 된다.   그는 여인을 아름답다는 마음과 진심을 다해 조각한다. 살아있는 사람보다 더 아름다운 조각상을 사랑하며 갈라테이아는 이름까지 지어준다. 생명이 없는 조각상이 살아있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이었다.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피그말리온의 진심에 감동한다. 그 조각상에 생명을 넣어주고 실제로 살아있는 여인으로 만들어 준다. 무엇이든 집중하고 간절한 마음과 소망을 담아 열심히 노력하고 바란다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조각가의 이름을 따서 심리학 용어로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 라 부른다. 

실제로 누군가가 자신이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면 동기부여가 된다
  
   ‘자기 충족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은 사람들이 어떤 상황을 마음속에서 실제로 맞다 결정해버리면 그 결과에 따라 상황이 실제가 된다고 주장했던 사회학자 윌리엄 토머스(William Thomas)에 의해 기원한다. 어떻게 되리라는 주변의 기대와 믿음이 영향을 끼쳐 원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만든다는 이론이다. 토머스 머튼(Thomas Merton)이 다양한 상황에 적용시켜보고 ‘자기 충족적 예언’ 이라는 용어로 명명했다. 피그말리온 효과와 같은 맥락이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로버트 로젠탈(R obert Rosenthal)과 교육학자 레노어 제이콥슨(lenore Jacobson)은 이론을 토대로 1964년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대상 아동을 무작위로 뽑아 실험을 진행했다. 뽑힌 아동들이 앞으로 수개월 간에 성적이 향상될 것이라고 교사들에게 말한다. 그런 믿음과 기대로 교사의 사랑을 많이 받은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성적이 월등히 향상 되었다. 누군가에게 자신이 잘 할 수 있다는 믿음과 긍정적인 기대를 받는다면 그에 부합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차곡차곡 쌓이는 노력을 통해  스스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된다. 
  
  중학교에서 만난 15살 아이는 학교 짱이었다. 학교에서는 문제아로 낙인찍었고 골칫거리 취급을 했다. 고등학교 때도 끈을 놓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과 믿음, 정서적 지지는 아이를 대학교까지 도전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셰프가 되기 위해 노력중이다. ‘관찰자 기대 효과’라고도 불리는데 아이는 자신을 바라보는 선생님의 믿음에 부흥하기 위해 노력했다. 낙인으로 찍혔던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되었고 그로인한 동기부여는 미래를 변화시켰다. 하지만 과한 기대효과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명심해야 한다. 기대치라는 것은 상대방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활용할 수 있을 때 가치가 있고 변화가 되는 것이다. 너무 높은 기대치는 심리적 부담감으로 쉽게 포기하게 된다. 또한 ‘무조건 잘 될 꺼야’ 하는 긍정적인 마인드만 심어주는 것은 위험하니 실현가능성이 있는 것을 잘 판단해야 한다.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추하다는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외모가 추하다고 느끼는 피그말리온은 세상과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두려웠고 불편했을 것이다. 긍정적인 기대와 믿음을 주는 대상이 그의 주변에는 없었다. 그래 생명이 없는 조각상 여인에게 사랑받고 싶었고 외로움을 치유 받고 싶었던 간절함이 있었을 것이다. 혼자 살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때로는 타인과 자신이 원하는 기대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인정의 욕구다. 상대방의 노력과 상관없이 결과에만 치중해 판단하거나 믿어주지 않으면 좌절할 수밖에 없다. 겉으로 보이는 행동만으로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면 세상에 나서기가 더더욱 두렵다. 특히나 가장 가까운 부모에게 거부당한 것이라면 말이다. 물론 콤플렉스가 생기지 않으면 좋겠지만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니 콤플렉스가 없는 사람은 없다.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고 그 안에서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누군가의 기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은 창조의 기적을 이룰 수 있고 변화할 수 있은 힘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또 다른 힘은 주변지지체계에 있다. 아이는 태어나 제일 처음 만나는 부모를 통해 긍정적인 자아상이 확립된다. 학교에서의 긍정적 지지와 배움을 통해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한다. 그런 밑거름이 사회에 나가서도 구성원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바라고 있다면 그 사람을 진정으로 믿어줘야 한다.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먼저 스스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타인이나 부모에게 들은 부정적 평가에 민감하게 끌려가지 말고 자신에 왜곡된 믿음에 흔들지 말아야 한다. 과거 ‘말하는 대로’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정말 말하는 대로 이루어질까? 는 의심을 뒤엎는 각각의 성공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는 토크 형식이었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과 같은 의미로 보면 좋을 것 같다.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든 긍정적인 말은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고 부정적인 말은 부정적인 행동을 초래한다. 요즘 ‘선한 영향력’이라는 말이 화두로 떠오른다. 나는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일까? 한번 쯤 생각해보자.

“ 인간이 가진 본성 중 가장 깊은 자극은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고 싶은 욕망이다 ”
- 존듀이(John Dew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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