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철기 칼럼리스트

2010년 5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6개월간에 걸쳐 중국 상하이에서 엑스포가 개최되었다. “살기좋은 도시, 아름다운 생활” (원제는 “城市,让生活更美好, Better City, Better Life)을 슬로건으로 내 걸었으나 대외적으로는 급속히 발전한 중국이 그들의 힘을 세계에 과시하고 대내적으로는 중국이 인민들에 대하여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게 한 그들의 잔치였던 것이다. 그러하기에 중국은 북경 올림픽을 훨씬 능가하는 450억불의 예산을 쏟아 붓고 경제 최강 국가임을 인식한 세계는 사상 최대규모로 256개 국가, 단체 등이 참여하며 그들의 잔치를 축하해 주었다.
과연 국내외의 관심 또한 폭발적이었다. 중국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2008년 말 발발한 금융 위기로 세계 경제의 침체 속에서도 전 세계로부터 7308만 명이 관람하여 대 성공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당시 엑스포 중국관은 입장을 별도로 예약해야 했고, 돈의 힘이 느껴진다는 호사스런 사우디관은 7시간, 첨단을 뽐내며 아기자기한 체험과 볼거리 등의 일본관, 한국관은 평균 5~6 시간 진을 치며 줄을 서서 기다려야 구경할 수 있는 인기관이었다. 국내 굴지그룹의 해외 전략회의를 글로벌의 의미를 담아 상해 현지에서 개최하는 일시 유행을 낳기도 하였고, 수 많은 기업이 글로벌을 체험하기 위한 현지방문 또한 개최기간 내내 지속되기도 하였다.
상해 푸동공항에서 VIP손님들을 모시고 숙소로 가던 길 이었다. 한국은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중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우리 한국인들은 대국인 중국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또 어차피 글로벌 체험으로서 상해에 온다고 하니 중국에 대한 단순, 소박한 몇 가지 지식이라도 배우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아, 푸동공항에서 숙소까지 근 1시간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시간 메우기 겸 간단한 퀴즈 시간을 마련하였다. 몇 문제의 퀴즈 중 제일 먼저 중국대륙은 한반도의 몇 배쯤일까요? 부상이 있음을 알려주며 퀴즈를 드렸더니 대답이 다양하다.
10배 30배 50배 100배 200배 정말 다양하다. 남과 다른 다양성은 인류 발전의 원동력으로 좋은 개념이지만 다양성으로 인정하기에는 정말 곤란하다. 직장에 다닐 때 고객님의 자산규모는 어느 정도되며 집에 숫가락이 몇 개인지 젓가락이 몇 개인지 알아야 고객관리가 되는 것이라 교육받곤 했다. 평소 관심이 있어 맞춰 내신 한 분이 있지만 기타의 다양한 답들로 만 보면 정말 중국에 대하여 답을 안 하는 무지가 아니라 무관심한 것 같다. 백과 사전에 의하면 중국 대륙의 면적은 한반도의 47배로 나온다.
이젠 제대로 인식해야 것 같다.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전체의 24.5%로 미국11.7% 일본 7.1%를 합친 것 보다 많으며 공교롭게도 작년의 한국의 무역 흑자 285억은 대중 흑자 536억에서 대일 적자 255억불을 차감한 근사치처럼 보인다. 비약하면 중국에서 이익 내어 일본에 손실 메우고 남은 돈처럼 말이다. 또 하나 짚어야 할 것이 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4.5% 이지만 중국의 대한국 수출 비중은 4.2%에 불과하다. 실감해 보자. 중국은 우리에겐 거의 전부이고 우리는 중국에겐 일부인 셈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그 중요성이 점차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박근혜 당선인이 해외 첫 특사로 대중 특사를 파견, 중국의 새로운 지도자 시진핑 총서기를 만나 양국의 우호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매체와 서점에는 중국에 관한 글과 책들이 훨씬 많이 등장하고 많은 기업들은 계사년 상금 침체속의 글로벌 경제의 해법을 중국 비지니스에서 찾으려 하고 있으며 식자들은 연미화중 (联美和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다. 은행에는 VIP 영업이라는 것이 있다. 은행도 대략 상위 20%의 고객이 80%의 수익을 가져다 주는 파레토의 경험법칙이 적용되어 은행에 고수익을 가져다 주는 소수 VIP 고객만을 위한 창구도 만들고 상품도 판매하며 그 들의 손과 발이 되어 그들의 자산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영업방식을 말한다. 국가간에는 서로 다른 국익, 정서, 문화등이 있기에 국가를 VIP 고객으로 관리대상이 되는 것인지는 나의 작은 생각으로서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우리에겐 그들이 단골이고 전부이지만 그들에겐 우리가 뜨내기로 일부 일 수 있다는 현실 인식은 꼭 필요할 것 같다.
환율 조작, 인권 후진 운운하며 무시하는 것 같지만 꽤 오래 전 신문에서 “미국 정부 차원의 10만 여명 중국 전문인력 양성 계획” 이라든가, “미 정부 엘리트 관리 20여명 칭화대 파견, 전문가 양성” 기사를 보면서 우리도 저랬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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