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Reset)’은 원래 컴퓨터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리셋’ 버튼을 누르면 처음부터 다시 돌아가 시작할 수 있는 기능이다. 현실세계에서도 이처럼 버튼만 누르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착각하는 현상을 ‘리셋 증후군(Reset syndrome)’이라고 한다. 1997년 5월 일본 고베 시에서 11살 초등학생이 토막살인의 피해자가 되어 아이의 머리가 잘린 채 교문에 걸려 있었던 사건이 있었다. 훼손된 얼굴과 입안에 ‘게임의 시작이다.’ 라는 메모쪽지가 물려있었던 잔혹한 사건이다. 범인은 14살의 중학생 게임광으로 현실과 게임을 구분하지 못해 살인이 발생된 건으로 보고 그때부터 리셋증후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현실과 가상게임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겨난 이유는

 

심리적인 압박이 가중되어 게임에 너무 몰두해있으면 현실 상황과 가상세계를 착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들에게 가장 많이 보여 지며 게임중독에 빠져 세상을 모두 프레임(Frame) 안으로 보는 것이다. 이들은 온라인 안에서 관계형성이 익숙하다보니 오프라인에서 갈등 해결 능력이 떨어진다. 실제로 게임중독의 청소년들을 만나보면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왕따인 경우가 많았다. 게임에서만은 예외이며 그 세상 속에서 친구를 만들고 심지어 가상세계가 진짜였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경우도 컸다. 또한 잘못된 것들을 바로 ‘리셋(Reset)’ 버튼 하나로 예전으로 돌릴 수 있으며 보기 싫은 것은 ‘로그오프(Log off)’의 방식으로 얼마든지 끝낼 수 있었다. 이것은 매우 즉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단숨에 끝내버리거나 되돌려 버리는 등의 충동성으로 발전된다.

 

2006년에 개봉한 ‘시간을 달리는 소녀’ 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주인공인 마코토가 우연하게 ‘타임리프’를 얻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우리는 현재 삶이 언제나 원하는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나기를 바란다. 원하지 않는 내 모습이라도 수용하며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마코토는 몰랐지만 나중에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리셋증후군’에 빠지는 사람들은 현실을 부정하며 가상으로 도망쳐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다.

 

이들은 현실을 그대로 직면하고 인정하는 것이 힘들다

 

현재까지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고 있는 ‘서든 어택' 이라는 게임이 있다. 도끼나 총 등으로 사람을 죽이는 게임으로 청소년불가 게임은 ‘피’가 나오며 15세 이용 가능한 것은 ‘피’ 대신 ‘우유’가 나온다. 아이들은 이 게임을 통해서 희열과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님의 주민번호를 도용하여 청소년불가 버전으로 온라인에 접속 후 게임을 한다. 왜 굳이 ‘피’ 가 나오는 게임을 하는가는 좀 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게임중독에 빠진 아이들을 하루에도 여러 명 만난다. 그 아이들 모두가 현실을 부정한다. 부모의 이혼과 무관심, 맞벌이로 가정 내에 방치, 학교에서의 왕따, 성적 저하, 가정폭력 등 다양한 이유로 게임에 빠져든다. 현실을 잊기에 그만큼 달콤한 유혹은 없다. 그러기에 더 게임에 탐닉하고 가상세계에 몰두하며 주변과 철저히 고립되고 단절된다. ‘팝콘 브레인 (popcorn brain)’ 이라는 말이 있다. 팝콘이 터지 듯 크고 강렬한 자극에 우리의 뇌가 반응하는 것으로 무분별한 인터넷 및 스마트 폰 게임사용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럼 왜 현실을 직면하는 것이 힘들까. 그것은 지금 상황이 스스로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게임중독에 빠지는 사람들은 현실에서 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된다면 절망뿐이라고 느끼기거나 실패를 경험했을 때 상황을 부정하려한다.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클 때 ‘리셋’ 버튼을 통해 다시금 과거를 되돌리고 싶어 한다. 이와 비슷한 ‘컨트롤 제트 증후군(Ctrl+z syndrome)’ 또한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Ctrl+z’를 누르면 바로 작업직전, 전단계로 돌아갈 수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는 보다는 습관적으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겠다는 안일한 생각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만났던 중학교 1학년 아이는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왕따, 학교폭력을 경험했고 자신을 괴롭혔던 가해자를 등굣길에 과도로 상해를 입혔던 사건이었다. 그로 인해 강제 전학이 되어 상담의뢰가 들어 왔다. 이 아이는 심각한 게임중독이었고 하루에 반 이상을 게임을 하면서 보낸다고 했다. 아이를 상담하는 과정에서 어머니의 가정폭력이 확인되었고 초등학교 때부터 청소기로 맞았던 아이는 현실이 싫고 도망치고자 게임중독에 빠지게 된 것이다.

 

가상세계에서 벗어나 현실을 받아 들여라

 

특히 이 증후군은 일반 성인 보다는 아동, 청소년들에게 많이 보여 진다. 이들이 훨씬 더 자극적이고 충동적인 것을 추구하기에 게임에 빠지기 쉽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안정적인 주변 환경과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시켜 주어야 한다. 부모로서의 역할 또한 중요하며 현실을 회피하는 아이들에게 관심과 격려, 정서적 지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의 '리셋‘은 자신의 삶에 대한 철저한 성찰, 자기 계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변화하려고 하는 실천과 행동하려는 의지가 수반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내가 ‘리셋’시키고자 하는 삶 또한 부정할 수 없는 나의 삶이기에 그 모습 자체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하다.

 

“ 운명을 겁내는 자는 운명에 먹히고 운명에 부딪치는 사람은 운명이 길을 비킨다. 대담하게 자신의 운명에 부딪쳐라. 그러면 물새 등에 물이 흘러버리듯 인생의 물결은 가볍게 뒤로

사라질 것이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中> 운명은 얼마든지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을 바라보기 두려워 가상세계로 숨지 말고 당당히 부딪쳐서 이겨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 리셋증후군에 관련된 영화 에지 오브 투모 로우 / 2014 , 화차 / 2012, 시간을 달리는 소녀 / 2006, 엘리펀트 / 2004, 나비효과 / 2004, 네이버 웹툰 ‘기기괴괴 中 루시드컨 106화~110화 에피소드 부분 /2015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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