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아웃(Burn out)'은 ’타버리다, 소진하다‘라는 뜻으로 에너지를 다 소진해서 어느 순간 무기력을 느끼는 상태를 일컫는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몰두하며 그 일이 끝난 후에도 성취감이나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데 이를 ‘번 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라 한다. ‘탈진증후군 혹은 연소증후군’이라고도 하며 모든 연료를 다 태운 것 같은 공허감과 신체적, 정서적 피로감을 경험한다. 또한 무기력증, 자기혐오, 직무거부에 빠지게 된다. 주로 직장인들에게 많이 보여 ’직장인 번 아웃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미국의 정신분석가 프로이덴 버그(Herbert Freudenberger)가 ’소진‘ 이라는 용어를<상담 가들의 소견(Burnout of staffs)>이라는 논문에서 사용한 것에서 유래하였다. 그 후 사회심리학자인 매슬랙(Maslach)과 잭슨(Jackson)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받게 되는 서비스직 구성원들의 정서적, 정신적, 신체적 고갈상태로서 ‘번 아웃’을 개념화 시켰다.

 

이들은 왜, 의욕이 저하되고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는 것일까.

 

2013년 대한민국 국민들의 평균 근무시간은 총2,090시간이며 하루 평균 10시간 30분을 일을 한다. OECD국가 중 3위로 근로시간이 가장 긴 나라라고 한다. 반면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35분으로 최적을 기록했다.

개인이 속한 집단이나 사회는 끝없이 노력과 소모를 요구하기에 극도의 피로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늘 불안감과 초조감으로 숙면하기가 힘들고 그로 인해 의욕이 저하된다. 처음에는 일과 삶에 보람을 느끼고 열심히 살다가 정신적 피로가 극도에 쌓였을 때는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어 보람을 잃고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2015년에 개봉한 영화‘ 웰컴, 삼바’의 주인공 알리스는 대형 헤드헌팅회사 임원이고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다. 그녀는 일에 대한 스트레스와 신체적 피로 등 여러 가지이유로 번 아웃 증후군 진단을 받는다. 그 후 치료의 일환으로 불법거주자들의 거주 허가 신청 작업을 도와주는 자원봉사를 하게 된다. 그곳에서 자신과 반대 성향인 매우 긍정적인 삼바를 만나 상처를 치유 받는다는 내용이다. 공통적으로 이들은 자신에 대해 너무 강박적이고 매사 완벽하려하기에 스트레스에 더 쉽게 노출된다.

 

상담 중에 만난 20대 여성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하였다. 그녀는 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고 다른 사람에 비해 빠른 업무 속도로 실력을 쌓아 갔다. 대학을 가지 못한 것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일에서 만큼은 열정적이었고 승진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늘 실수 없이 완벽하려고 애썼고 주변에서 일 잘한다는 소리도 자주 들었다. 일 중독자처럼 그녀는 휴가도 반납하고 야근도 마다하지 않고 했지만 결국 승진은 하지 못했다. 학력으로 인해 좌절된 것이다. 극도의 스트레스와 무기력으로 우울감이 왔다.

 

극도의 피로에 시달리는 이들은 탈출구가 필요하다.


요즘은 스마트폰사용으로 업무가 끝나도 메신저로 연락을 받으며 퇴근 후 회사에 복귀 하는 등의 일의 연장선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한다. 이런 행동이 심각해지면 소진상태로 불면증이나 과다수면증이 유발될 수 있으며 업무의 능률도 떨어지고 집중하지 못한다. 이들 대부분은 자기 표출을 못하고 받아들이며 한계에 부딪힌다. 그러다 우리의 무의식에서 SOS를 보내는데 그것이 ‘나도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라는 것이다. 참다가 결국 폭발해서 찾은 탈출구가 파업행위다. 극단적으로 치솟는 내면은 ‘나도 이제 쉬고 싶다.’ 라는 메시지와 함께 충동적으로 모든 것을 놓아버린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로부터 육체와 정신이 피폐해지려고 할 때 다시 일어나려는 성향의 내적 에너지를 ‘회복 탄력성’이라고 부른다. 이는 늘어나 있거나 압축된 상태에서 다시 뛰어오르거나 되돌아온다는 것으로 정신적인 저항력을 말한다. 다시 말해, 개인이나 지역사회가 스트레스나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고 적응해 나가는 능력인 것이다. 개인마다 ‘회복 탄력성’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전혀 저항능력이 없는 사람일수록 번 아웃 되기 싶다는 것이다.

 

소진이 되는 데는 세 가지 구성요소가 있다. 첫 번째로 심각한 정서적 피폐함을 경험하는 감정고갈, 이로 인해 방어기제를 사용하게 되는 데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싶어 한다. 이때 생성된 우울 감으로 인해 두 번째로 탈 인격화가 된다. 사람들과 자신의 욕구 사이에 괴리감이 형성되면서 더 이상을 일을 할 수 없다는 믿음이 생긴다. 그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않으려는 세 번째 자아성취감의 저하로 이어진다. 즉, 자신의 감정고갈을 극복하기 위한 방어적 기제로 심리적 거리감을 유지하며 냉소적이고 냉담한 태도를 보이고 자기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모든 일에 대한 효능감이 감소되어 성취감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연료가 바닥나기 전에 미리 주유소에 들려 급유를 할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59점으로 143개국 중 118위이다. 2013년 기준으로 10만 명당 28.5명 수준으로 자살률이 높다. 그만큼 삶에 있어 만족감을 경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ud)는 “생각이 엔진이라면 감정은 가솔린이다.”라고 말했다. 자동차에 연료가 없을 때 길바닥에 가다가 그대로 멈춰버린다. 이는 잠시 주유소에 들러서 급유를 할 정도의 시간적 여유, 마음의 공간이 없는 상태이거나 연료가 없다는 것을 미리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지나치게 달린 경우다. 아니면 미루다 타이밍을 놓친 경우일 것이다. 인간의 감정 또한 연료처럼 자신을 움직이게 하기도 하고 멈추게도 한다. 감정은 나를 움직이는 핵심동력인 것이다. 항상 소진되기 전에 여유를 가지고 감정을 들여다보아야 하며 마음을 잘 다스리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번 아웃 증후군에 관련된 영화 브루스 올마이스/ 2003, 아메리칸 뷰티/2000, 웰컴, 삼바/ 2015, 드라마는 미생/2004, 직장의신 / 2013, 책은 나를 지켜 낸다는 것. 위즈덤 하우스, 팡차오후이/ 2004, 피로사회, 문학과 지성사, 한병철/2012, 번아웃_다 타버린 몸과 마음이 보내는 구조요청, 시공사, 크리스티나 베른트/ 2014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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