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늘 옳다 / 양여천 시인

 

나무는 꽃을 놓았으나
꽃은 나무를 놓은 적 없으며
강물은 강을 떠났으나
강은 강물을 보낸 적 없어라
내 사랑하는 이는 사랑을 지웠으나
내 가슴에서는 그 사람을 지운 적 없어라
그리움은 떠난 그 사람을 그리워하며
설레임은 아직 그 사람을 그리고 있구나

미련이라 하지 말자
사랑이 어디 미련뿐이랴
미련하다 하지 말자
내 사랑은 언제나 나에게 옳았다

틀린 것은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것을 서로 사랑했기 때문이다

너와 나는 다르다
사랑도 같을 거라 생각하지 말자
나와 너는 다르다
살아가는 방법도 같을거라 생각치 말자

나무는 꽃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었으며
강은 강물의 넘치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꽃은 나무에게 꽃이 될 수 없었고
강은 강물에게 강이 될 수 없었다
내 사랑하는 이는 사랑을 지웠으나
나는 사랑하는 이를 사랑한다 썼다
그리움은 여전히 그 사람에게 흘러간다
설레임은 여전히 그 사람으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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