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각 배 / 전진호 시인

 

텅 비었다

하얀 수평선 빤히 뵈는 바닷가에

홀로 외로움을 짓이기고 있다

어쩌다 맴도는 바람결을 느낄 뿐

세상 공허로움에 젖어 흔들리고 있다

방황의 물결이 가득 밀려와

가슴을 후려쳐도

삶의 순간이 지워지지 않을 때까지

애써 부딪치고 있다

살아가면서 마음 한 구석 어느 것 하나

다 비우고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가득 채워져 있다

달빛 무성하게 실려

조각배 가슴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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