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파크(ARTPARK)는 주홍콩한국문화원(PMQ)의 「萬華鏡 - Kaleidoscope」 전시를 기획했다. 배준성, 최영욱, 황란, 이이남, 여동헌은 글로벌하게 각기 다른 예술세계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현대미술작가이다. 이들은 마치 만화경처럼, 다른 예술적 배경과 표현방식으로 각자 자신의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각자의 독창적 작품으로 한국적 미학과 현대적 감각을 조화시켜, 단순히 한국 미술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개성있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전세계의 미술세계에 도전한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대의 미술시장인 홍콩에서 한국의 문화와 감성을 현대적이고 개성 있는 방식으로 풀어내며, 배준성, 여동헌, 이이남, 최영욱, 황란 다섯 명의 작가가 각자의 독창적 작품을 통해 한국적 미학과 현대적 감각을 조화롭게 결합한 예술세계를 선보인다. 단순히 한국 미술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개성있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국제 미술세계에 도전하며 심층적으로 소통하고자 한다.
배준성 Joonsung Bae (1967- )의 "the Costume of Painter" 시리즈는 제목에 담긴 다층적인 의미를 통해 독창적인 시각과 철학을 전개한다. 이 작품에서 ‘화가의 옷’은 단순히 옷을 그린다는 행위를 넘어서, 옷을 통해 화가의 시선이 생성하는 새로운 레이어를 의미한다. 작가는 모델을 바라보고 묘사하는 과정에서, 화가의 눈을 통해 또 다른 모델이 탄생한다고 믿는다. 이러한 새로운 모델은 화가에게 끝없이 새로운 표현과 탐구를 요구하는 존재이다. 사진과 그림이 중첩된 작품 속 렌티큘러는 화폭 안의 공간을 끊임없이 확장시킨다. 이를 통해 관객은 평면에 그려진 이미지들 속에서 입체적인 상상의 공간을 경험하게 되고, 익숙한 이미지를 낯설고 신비롭게 재발견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최영욱 Youngwook Choi (1964- )의 작품에서 기억은 시각적으로 형상화되고, 소통을 위한 중요한 매개체로 기능한다. 그의 작업에서 기억은 단순한 회상이 아닌, 특정 이미지를 통해 표출되는 감정과 경험의 집합체이다. 작품은 작가 개인의 기억에서 출발하지만, 이를 감상하는 이들은 각자 자신의 기억과 이야기를 떠올리며 새로운 해석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상호작용 속에서 작가의 삶과 타인의 삶은 서로 연결되고, 보편적 인간의 모습을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며 '나'를 찾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최영욱의 작품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기억을 담은 그릇이자 인간의 보편적 경험을 담은 도자기이다.
황란 Ran Hwang (1960- )은 단추, 실, 핀과 같은 일상적인 재료를 활용해 공간에 맞춘 작업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반복적이고 인내를 요구하는 제작 과정을 통해 덧없음과 영속성의 경계를 탐구한다. 나무 혹은 아크릴 패널에 핀을 박아 만드는 설치 작업은 마치 무한한 시간을 시각적으로 묘사하며, 생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암시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시간과 노동, 그리고 삶의 순환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Garden of Water>는 샹들리에와 거미줄의 환영 같은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투명 플렉시글라스 판넬에 크리스탈을 핀으로 고정하여 섬세한 건축적 이미지를 나타낸다. <Nothing Forever>의 매화는 사계절 중 가장 먼저 만개하고 사라지는 꽃으로, 짧고 화려한 생의 절정을 상징하며 생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암시한다.
이이남 Leenam Lee (1969- )의 작품은 동서양의 고전 명화 관련 모티브를 근간으로 하며, 단순히 미적 감성을 넘어 전쟁이나 사회적 갈등, 자연과 인간의 상생 등 보다 거시적인 주제로 확장된다. 그림에 등장하는 소재들, 풍경이나 구름, 꽃, 인물, 무기 등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게 연출한 애니메이션 기법이 특징이다. 유기적으로 미묘하게 얽혀있는 현대사회의 풍경을 동서양, 낮과 밤의 시간의 흐름과 초현실, 종교, 국가와 국가 간 등 상반된 요소들이 마주하며 만들어내는 경계에서 인간의 깊은 사유를 유도한다. 설치 방식이나 작품의 콘텐츠 구성 면에서 영상과 회화의 경계를 오묘하게 넘나들며 ‘영상회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
여동헌 Donghun Yeo (1970- )은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그의 작품은 사고의 전환을 제안하며, 스스로를 스토리텔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동헌은 "화가의 길로 나를 인도해 준 로이 리히텐슈타인에게 헌정하는 작품으로 ‘폭포’ 시리즈를 시작했다"고 밝힌다. 그는 ‘폭포’ 작업을 통해 큰 변화를 겪었으며, 주 작업 영역을 판화에서 회화로 전환하게 되었다. 리히텐슈타인의 ‘붓자국’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한 이 작업은, 작가 스스로에게 창작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 그의 작품은 일상과 상상을 넘나들며, 현실과 가상, 예술과 문화의 다양한 코드가 교차하는 독특한 세계를 펼쳐낸다. 거대한 파도 속에는 크고 작은 캐릭터들이 떠다니고, 퍼져 나가는 찬란한 물결이 화면을 구성하며 시선을 끈다. 물이 지닌 유동성과 자유로움은 작품을 우리로 하여금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작품은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상력을 자극하며 새로운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이들은 마치 만화경의 각기 다른 조각처럼 자신만의 예술적 표현을 통해 동서양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색과 형태가 만나는 지점에서 독창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만화경"이라는 전시 제목이 담고 있는 바와 같이, 본 전시는 서로 다른 문화와 감성이 예술이라는 매개를 통해 융합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내며 다채로운 예술적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다. 상반된 정서와 문화를 연결하는 5인의 작품을 통해 ‘융합’의 개념을 재조명하며 동서양, 종교, 국가를 초월한 예술세계를 경험하는 기회를 선사한다.
전시는 2025년 3월 29일까지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