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티=김청월 기자] 2023년 12월 29일, 한국 대중음악 역사에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2013년 발매된 EXO의 겨울 앨범 수록곡 ‘첫눈’이 무려 3673일 만에 KBS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차트 기록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함없이 이어진 팬들의 사랑, 그리고 음악이 가진 시간을 초월하는 힘이 만들어낸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첫눈’은 EXO가 2013년 겨울, 스페셜 앨범 Miracles in December를 통해 발표한 곡으로, 팬들 사이에서 꾸준히 사랑받아온 명곡이다. 따뜻한 멜로디와 감성적인 가사는 특히 겨울이 되면 많은 이들의 플레이리스트에 자리 잡으며 계절을 대표하는 곡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당시 이 곡은 정식 타이틀곡이 아니었기에 큰 프로모션 없이 발매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눈’은 시간이 흐를수록 팬들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폭넓은 사랑을 받으며, 마치 "겨울의 클래식"처럼 꾸준히 회자되었다.
이 곡의 뮤직뱅크 1위는 곡의 탄생 이후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 이루어진 결과다. 이는 일반적으로 신곡 중심으로 돌아가는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곡의 인기는 계속해서 상승했고, 결국 차트 역주행을 통해 1위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첫눈’의 1위는 EXO의 팬덤 ‘엑소엘(EXO-L)’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EXO는 데뷔 초부터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그룹이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팬들은 단순한 팬 활동을 넘어, 지속적으로 EXO의 음악적 가치를 증명해왔다. 특히 겨울 시즌마다 자연스럽게 ‘첫눈’의 스트리밍과 음원 다운로드가 급증하며 곡의 인기가 다시 한번 주목받곤 했다.
팬덤의 이러한 활동은 단순히 EXO를 향한 사랑의 표현을 넘어, 아티스트와 팬 간의 깊은 유대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1위라는 결과는 단순히 음악적 성과를 넘어, 팬들이 만들어낸 작은 기적이자 음악을 통해 형성된 특별한 관계의 결실이다.
최근 몇 년간 음악 차트에서는 ‘역주행’이라는 현상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이는 특정 곡이 발매 이후 예상치 못한 시점에 다시 인기를 얻으며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주로 소셜 미디어와 스트리밍 플랫폼의 확산이 이러한 역주행 현상을 가능하게 했다. ‘첫눈’의 1위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과거에는 발매 직후의 반응이 곡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였지만, 이제는 시간과 관계없이 곡이 다시 평가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EXO의 ‘첫눈’이 이루어낸 역주행은 특히 더 특별하다. 단순한 트렌드에 따라 소비되는 음악이 아니라, 팬들의 꾸준한 사랑과 겨울이라는 계절적 특성이 결합되며 만들어진 성과이기 때문이다. 이는 대중음악의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EXO는 데뷔 이후로 한국을 대표하는 보이그룹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들은 다양한 장르와 콘셉트를 통해 글로벌한 인기를 얻으며 K-POP의 새로운 역사를 써왔다. ‘첫눈’의 1위는 단순히 한 곡의 성과를 넘어, EXO라는 그룹이 대중음악에 남긴 발자취와 팬덤의 지속적인 지지가 만들어낸 특별한 기록이다.
음악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힘을 가진 예술이다. ‘첫눈’이 10년이라는 시간을 넘어 사랑받는 것은 음악이 지닌 이 초월적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또한 팬들의 변치 않는 지지와 사랑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감동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