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을 느끼는 청소년 대상 ‘행복동행학교’ 23일(월) 시립미술관서 성과공유회
올해 4개 과정 총 241명 참여… 일상만족감·친화성·자아존중감 등 지표 전반 상승
# 행복동행학교는 나에게 아주 좋은 선물이었다. 학교에서 대화할 사람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여기선 먼저 말 걸어 주는 선생님이 있어 좋았다. 감정연기 수업 때는 나의 감정을 연기를 통해 표현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우리를 위해 노력해 주시는 선생님들께 감사하다. 흥미롭지 않던 인생에 좀 더 흥미와 활기를 전달해 준 것 같다.
- 행복동행학교 참여 청소년 유정(가명, 중3)
# 저희 아이는 사교성은 높으나, 사회성은 낮은 편입니다. 감정 기복도 크고, 직설적으로 표현을 하다 보니 상대방과 오해와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학교 선생님 추천으로 보내게 된 행복동행학교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대화하고 다양한 활동을 접하는 것이 평소 누려보지 못한 관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것 같았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아이가 유연해지고, 즐거움과 행복감이 느껴집니다. 선생님 덕분에 많이 성장했음에 감사합니다.
- 행복동행학교 참여 청소년 보호자
[서울시티=선정진 기자] 청소년 시기는 성인기와는 달리 또래 관계와의 놀이 및 활동 경험이 무척 중요하다. 이 때문에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한 경우 성인과 같이 상담이나 약물치료만으로 해소하려 하기보다는 청소년기 특성에 맞춘 다양한 놀이·상담·활동을 통해 관계역량과 마음건강을 회복해 근본적인 치유가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서울시가 심리적 위기 청소년들을 위해 올해 4월 출범한 ‘행복동행학교’가 한 해의 성과를 나누는 성과공유회를 23일 시립미술관 세마홀(중구 덕수궁길 61)에서 열었다. 이 자리에는 참여 청소년과 보호자 등 약 100명이 참석해 경험과 변화를 나눴다.
행복동행학교는 고립과 은둔 문제를 겪는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 놀이, 상담, 활동 중심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올해 시범사업에서는 청소년의 희망과 여건에 따라 자유롭게 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학교 밖 청소년 과정 ▲학교 연계 과정 ▲대안교육기관 연계 과정 ▲단기 캠프 과정 등 4개 과정을 통해 총 241명의 청소년이 참여했다.
사업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일단 나와! 일단 배우자! 일단 해보자! 일단 나가자!’는 취지 아래, 다양한 긍정적 경험, 사회적 가치, 성취감 등의 사회적 역량을 함양할 기회를 가졌다. 특히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집 밖에 나오기를 꺼리거나, 부모 도움 없이는 외출도 어려웠던 청소년들이 “헬스장을 친구와 같이 간다”, “엄마를 찾지 않는다”, “센터를 오고 싶어 한다”, “연한 화장을 한다”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줬다.
중앙대학교 연구팀을 통해 참여 전후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청소년들의 긍정적 경험, 자아존중감, 친화성 등 주요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특히, 청소년들이 스스로 성취감과 사회적 가치를 느끼는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의 효과가 확인됐다.
이번 성과공유회는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일단 나와’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참여 청소년과 보호자가 직접 무대에 올라 본인의 생생한 경험을 전했으며, 사업 성과 및 효과성 분석 결과도 공유했다.
서울시는 행복동행학교의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부터 사업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구종원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입시 중심 환경에서 놀이와 활동을 빼앗긴 청소년들이 정서적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며, “청소년들이 스스로 또래 관계를 체득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놀이와 활동 경험을 지속해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