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티=김청월 기자] 신의 눈물을 쓴 김실 작가는 이 책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이 대하소설은 한국 현대사의 역사적 사건과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시공간으로 삼은 서술구조이며 등장인물의 상당수를 실존인물에서 차용했고, 한국사회의 풍속도 또한 불과 50여 년 안팎의 우리들 실상의 숨결을 그대로 불어 넣도록 시도했다.
이야기 구조의 이러한 점을 감안해서 대하소설이라는 기나긴 물줄기를 따라 저자의 목소리를 실어 보았다.
저자는 이 모든 것에 대해 말하기를, “내 아둔한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창조주 하나님의 목소리를 따라갔을 뿐이다. 부끄러운 글발의 발자국에 대해 오직 눈물을 떨구며 고개를 숙일 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수백 인물들의 개성이 저마다 독특하지만 우리 역사의 큰 페이지를 장식한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했던 김재규 정보부장의 권총(32구경 7연발 월터 ppk 권총 총번159270)이 어떻게 북파공작원 무태의 손에 숨겨져 있었는지가 흥미롭기 짝이 없다.
더욱이 이 권총이 험난한 대통령의 길을 걷는 김귀로를 죽이려는 마피아를 향해 불을 뿜었다는 사실이 소설 속에서 굉장한 충격으로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다. 김실 작가가 역사에서 실존했던 권총을 가상의 소설 속에 재등장시킨 의도는 무엇일까.
김실 작가에 대해 김진홍 목사는 이렇게 평했다.
"근래 한국문단에는 크리스천의 혼을 지닌 뚜렷한 대작이 등장하지 못했습니다. 그러기에 나는 신의 눈물이 그 자리를 메워 줄 내용을 충분히 갖추고도 남는 대작이라고 확신합니다.“
결론적으로 읽어보지 않고는 설명이 되지 못하는 작품이다.
더욱이 이 작품은 김실 작가의 육필로 쓰여졌고, 그 원고량이 작가의 키를 훨씬 넘고도 중학생 키 하나를 더 보태는 높이로 올라간다.
작가의 창작과정은 어떤 산술의 셈법으로도 설명할 수가 없다.
------------------------------------------------------------------------
◆ 작가를 말하다 ◆
김홍신(인간시장의 작가, 문학박사) 추천사
어느 가을날 아침, 뜬금없는 전화를 받았다. 십수년 넘게 기별없던 동무 녀석이 흐른 세월만큼이나 침착한 목소리로 이름을 밝혔다.
[김실] 이라고.
하다마다. 기억하다마다. 대학시절의 괴짜이자 건달노릇으로 제법 어울렸던 사내였다. 떡 벌어진 어깨에 말투가 사뭇 도전적이었고 생긴대로 의리깨나 있던 녀석이었는데... 흘러다니는 소문으로 어느 산골에 묻혀 산다고 들었는데..
화끈한 성격에 두주불사요, 눈꼴 신꼴을 못봐서 늘상 주먹다짐을 하던 녀석이었지만 근본이 착한 인간이어서 꽤나 친하게 지냈었다. 옛 정이 그리운 탓에 녀석이 살고 있다는 양주땅 산골을 찾아 나섰다. 초행길이어서 두어 차례 전화를 걸어서 그가 살고 있는 산골마을에 도착했다. 얼기설기 지어진 집이지만 정감이 느껴졌다. 채소밭이며 개와 닭의 평온한 모습이 과거의 김실의 모습과는 영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금세 녀석과 제대로 어울리는 곳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한복전문가인 부인과 아이들 모친이 어울려 사는 모습이 부럽기까지 했다. 나도 기회가 되면 이런 산골 마을에서 글이나 쓰고 책 읽어가며 작은 농사를 짓고 싶었기 때문이다. 녀석의 표정이 안온해보이는 것도 그가 기독교에 심취해서 삶의 방식을 바꾸었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젊은 시절의 그답지 않은 대 변신이라고 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채 빙그레, 사람좋은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리고 얼마 후, 그의 어머님이 소설처럼 돌아가셨다. 아들 하나 굳세게 믿고 사셨던 전통적 조선 어머니 상이던 어머니가, 노인네가 도저히 오를 수 없는 험산의 정상 부근에서 돌아가신 것이다. 그는 정말 질펀하게 울었다. 슬퍼하는 모습을 차마 지켜보기 어려울만큼 처절하게 통곡했다. 그만큼 두 모자의 정과 전생의 인연과 속으로 얽힌 사연이 깊고 험했고 뜨거웠다는 뜻이리라.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그는 느닷없이 내게 원고지 쓰는 법과 소설 쓰는 요령을 가르쳐 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공부하고는 담을 쌓았고 소설을 소설나부랭이쯤 알고 소설 쓰는 인간을 밥먹고 할 짓이 없는 부류로 취급을 하던 학생이 아니었는가. 그가 국문과 출신이라는 사실을 빼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소리를 하고 있으니, 세상 편히 살라고 말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도 졸라대는 바람에 소설이란 인생을 얘기하는 거니까, 네 복잡다단한 인생살이를 문장구조에 맞게 옮겨 놓으면 소설이 된다는 식으로 얘기해 주었다.
그리고 또 몇 년 동안 기별이 없었던 풍문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믿지 않았다. 그게 어디 쉬운 일이며 나이 사십이나 된 인간이 그럴 끈기가 있을 것 같지도 않았던 것이다. 소설 한 편 쓴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얼마나 영혼을 파먹는지 아는 탓이기도 했다.
어느 날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 한 장을 받았다. 놀랍게도 김실 출판 기념회 초청장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무려 여섯 권짜리 장편소설을 썼다는 것이다.
그래 김실답다. 인생을 헛살지 않을 줄 알았다.
나도 늦은 나이에 공부해봐서 그 나이에 소설 여섯권을 쓴 내 친구에 대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집념은 그 스스로의 인생뿐 아니라 그의 아내 이영휘 여사에게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한복연구가로, 밥벌이 못하는 내 친구 대신 가정을 꾸려가는 그 틈새에 수필집 두 권을 펴내게 되었다. 그 모든 일이 하도 고마워서, 그들의 삶이 하도 진지해서 그녀의 수필집 [그래도 삶은 아름답다] [ 여보 나 여기있어]의 발문을 기꺼이 써주기도 했다.
그 후에도 내 친구는 모 시사 월간지에 단편과 꽁트를 200여회 연재했고 꾸준히 작품을 썼다. 내가 정말 칭송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그가 2020년 신의 눈물을 세상에 펼쳐놓은 것이다. 무려 2천 7백쪽 짜리 대하 장편소설이었다. 그의 필력과 정진하는 모습에 어찌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있을까. 또한 평생 육신과 마음의 벗으로 살며 문학의 동지가 된 아내 이영휘 여사의 따스한 인간미에 고마움을 전한다. 더구나 우리 민족의 전통미를 창출하는 한복명장으로 뭇사람들은 기쁘게 해주니 부부가 함께 잘 살았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또 장편소설 "장군이 이야기,, 상하권을 펴낸다. 악령에 사로잡힌 사악한 자에게 사육된 장군이라는 반려견의 슬픈 이야기가 가슴을 적신다.
인간아, 우리 남은 인생 멋지게 살다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