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ndnnews】 안홍필 기자= 훈련과 출동으로 바쁜 어느 오후, 저녁을 먹고 앉으니 바로 다시 출동벨이 울렸습니다. 상황실에서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출동지령을 받고 신고자의 진술을 토대로 정보를 수집하며 실종자 수색을 준비했습니다.
실종자는 사고로 인해 지적장애가 있는 분이어서 더 어두워지기 전에 반드시 찾아야만 했습니다. 경찰과 같이 실종자의 위치를 대략적이나마 파악하여 수색했지만 실종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실종자 수색 중 같이 수색하던 경찰이 실종자 본인과 전화 연결에 간신히 성공하여 위치를 물어보았습니다. 하지만, 말을 알아듣기 힘들고 정확한 위치에 관한 내용은 나오지 않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전곡역 근처, 모래, 위험표지 등 간신히 들린 몇가지 키워드를 통해 근처를 수색했지만 실종자는 나오지 않았고, 전전긍긍하던 우리는 점점 어두워지는 길 위에서 불안한 마음만 커졌습니다. 그때, 멀리서 전곡역 앞에서 실종자를 찾았다는 팀원의 소리를 들었고 달려가보니 역에 쳐져 있는 펜스와 움푹 들어간 모래 사이에 누워있는 상태로 실종자가 대원들을 올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찾았다는 안도도 잠시, 손목 쪽에 쓸린 것으로 보이는 상처를 보고 혹시라도 넘어져서 몸에 이상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불안한 감정이 스쳤습니다. 다행히, 찰과상 외에는 큰 상처가 보이지 않았고, 어눌하게나마 반응을 해주셨으며 무엇보다도 제 양손을 꼭 잡고 앉아 계시는 것에 크게 안심했습니다.
곧이어, 같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던 구급차가 도착하였고 구급대에서 환자평가를 실시해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눈물이 났습니다. 수색을 했던 시간동안 몸은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큰 압박이 있었지만 노력 끝에 결국 구출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날이 소방공무원으로서 저에게 가장 큰 보람을 느낀 날이었습니다. 남은 공직생활동안 그 날의 마음을 잊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소방공무원이 될 것을 다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