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소방서 재난예방과 소방위 윤우순
연천소방서 재난예방과 소방위 윤우순

【수도권/ndnnews】 안홍필 기자= 처음 연천소방서 임용되어 위험물 관련 민원업무를 맡았을 때 인구도 적고 산업단지도 많지 않은 곳이라 다른 소방서보다 여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출근한지 하루만에 모두 사라졌다. 연천에는 많은 운수회사가 위험물 이동탱크저장소의 상치장소들을 확보하고 있어서 이동탱크저장소의 이동이 매우 잦아 다른 곳보다 오히려 더 바빴던 것이다. 경기도 35개 소방서 중 위험물 이동탱저장소가 두 번째로 많으니 한편으론 웃음이 나오고 놀라울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위험물 운송자에게서 이동탱크저장소 허가 및 완공검사의 조속한 처리를 부탁하는 연락이 왔다. 운송자는 보통 운임료를 건당으로 받고 있는데 주유 회사에서 운송할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지 않기 때문에 지금 기회가 있을 때 운송을 하지 못하면 생활이 어려워진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당시의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 빠른 처리를 도와드리려하는데 평일 언제가 괜찮으세요? 원하시는 시간에 맞춰드릴게요.
운송자 : 평소 이동경로가 경기도 남부권이라 평일에는 도저히 연천까지 올라 올 수 없어요.
나 : 그러시면 이동 경로 중 편한 소방서에서 완공검사를 받고 사용하시면 됩니다.
운송자 : 소속 회사가 연천군 소재에 있어 연천소방서에서 완공검사를 받고 사용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나 : 그럼 평일 오전 일찍 7시나 저녁 8시까지는 기다려드릴 수 있는데 언제 가능하세요?
운송자 : 주말에만 가능해요...

이번 주말이면 하필 남편도 근무하는 날이어서 고민을 했지만, 민원인의 고충을 들으니 마음이 짠하고 지나칠 수가 없어서 주말에 어린 아들과 함께 소방서에 출근해서 차량 완공검사를 마쳤다. 그 운송자는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덕분에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사실 근무 시간이 아닌 주말에 출근해서 처리하는 것이 의무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나의 작은 희생이 한 가정의 가장을 도왔다는 생각에 출동대원이 아닌 내근부서 근무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으며, 이 날의 경험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민원인의 입장에서 더 생각하고 헤아릴 수 있는 공직자로 거듭나길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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