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ndnnews】 안홍필 기자= 새벽이었다. 조금은 긴장이 풀려있는 시간. 구급 벨소리에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구급차에 올라탔다. 6개월 된 아이가 구토를 하고 의식이 흐리다는 지령을 받고 6살 아이를 가진 구급차량 운전원과 5살 아이를 가진 구급대원이 신속하게 출동했다. 걱정한만큼은 아니었지만 아이는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첫 아이라고 말하며 흥분해있는 초보부모를 진정시키는게 가장 먼저 필요해보였다. 전일 요로감염을 진단받았다는 아이. 다행히도 의식상태나 활력징후 모두 괜찮았다. 하지만 병원진료가 꼭 필요한 상황. 휴대전화를 들어 응급실로 전화하기 시작했다. 의정부, 포천, 파주, 일산, 서울소재 병원들 모두 소아전문의가 없어 응급실 진료가 안된다고 했다.
뉴스에서 본 상황들이 머릿속에 펼쳐진다. 보호자들도 나도 마음이 조급해졌다. 애써 티를 내지 않으며 조금 멀지만 서울대학교 병원에 전화를 했다. “환자 데리고 오세요.” 라는 말이 이렇게 고맙게 들릴 줄 몰랐다. 신속하고 안전하게 구급차는 달리기 시작했다. 다시 환자평가를 해보았다. 아까보다 조금은 나아진 모습이다.
아이는 신기한지 구급차 여기저기를 쳐다보고 나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아이를 안고있는 보호자는 아이에게 “엄마가 미안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집에서 자고 있을 내 아이 생각이 났다. 지금보다 어리고 코로나 시기에 아팠던 아이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나에게는 대응 3단계보다 더 위급한 상황이었던 그때들이 생각나며 보호자들에게는 그 어떤 상황보다 다급하고 초조할 지금의 마음이 느껴졌다. 구급기관 부장님도 아빠의 마음이 먼저였는지 평소보다 더욱 더 안전하고 빠르게 서울대학교 병원에 도착했다. 한시간 정도 이송하는 동안 잘 버텨준 아이와 연거푸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말하는 보호자분들에게 인사를 드린 후 연천으로 출발하려니 어느덧 날이 밝아 있었다. 비록 몸은 조금 힘들지만 마음만은 상쾌한 하루를 시작하며 두명의 아빠 구급대원들은 연천으로 돌아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