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곡센터 소방사 김신영
전곡센터 소방사 김신영

【수도권/ndnnews】 안홍필 취재국장= 아침에 출근하고 오전 업무 후 점심을 먹고 행정업무를 하는 중 출동 벨이 울렸다. 내용은 문 개방으로 심심찮게 나갈 수 있는 출동이라 생각했지만, 뒤에 “심정지”라는 말이 있었고 평소 다른 출동보다 더 긴장하게 되었다. 구급대와 함께 문을 박차고 나가면서 팀장님과 팀원들에게 문 개방과 심정지라는 신고내용을 전파하고 방화복 상의와 구조 장갑, 구조 헬멧을 확인했다. 심정지 요구조자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실수하면 어떡하지, 어리버리하면 안되는데...’ 출동하는 펌프차 안에서 팀장님께 ‘AED와 문 개방기구 챙기겠습니다’ 말을 하고 머릿속으로 CPR과 제세동기 사용법을 실수하지 않게 계속 되뇌었다. 팀장님께서는 긴장하지 말란 듯이 ‘구급대와 함께 가니 크게 걱정하지 말고 문 개방에 집중하자’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고 걱정은 덜었지만, 심정지 상황에 문 개방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현장에 거의 도착할 때쯤 공용 휴대전화에서 알림음과 함께 신고내용이 추가되었다. 신고자에 의해 문이 개방됐다는 내용이었다. 부담이 사라지는 기분이었고 열심히 구급대를 보조하고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장 도착 1분 전 상황은 달랐다. 펌프가 선착하게 되었고 나는 내 위 반장님과 AED를 들고 잽싸게 현장으로 갔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요구조자는 쓰러져 있었고 신고자 두 분께서는 통곡하고 계셨다. 베테랑 소방관들의 현장 분위기 때문에 힘들다는 말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부담감 속에서 조금이라도 헛된 모습과 당황한 모습을 보여드릴 순 없었고 곧바로 CPR과 제세동기를 사용하였다. 많은 경험은 없지만, 소방학교와 소방서에서 배운 방법대로 차근히 해나갔다. 먼저 요구조자의 의식을 확인했다. 반응은 없었고 우리는 숨쉬기 편하게 윗도리를 정리하였고 기도를 확보하였다. 그 후 가슴압박을 실시하였고 AED를 기동했다. 가슴압박을 하면서 정말 실전과 연습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가슴이 선명하고 단단한 마네킹과 다르게 환자의 몸은 너무나도 말랑했고 명치가 어디인지 한 번에 알기 어려웠다. 그런데도 배운 대로 가슴뼈 아래 절반 지점이라 생각되는 부분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후 준비된 AED를 사용하였고 그 중 구급대가 도착하여 인계하였다. 구급대 처치하에 요구조자는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이번 출동을 계기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얼마나 새내기 소방관이고 부족한지 느꼈고 앞으로 배울 게 많고도 많음을 느꼈다. 그리고 내가 좀 더 연구하고 생각하고 배웠다면 더 잘 대응했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회의적인 생각도 했지만 반대로 앞으로 소방의 길이 더 즐겁겠다는 생각도 했다. 출동을 나가다 보면 어이가 없는, 황당한 또는 재밌는 출동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사가 오가는 부담되고 긴장될 수밖에 없는 출동도 있다. 이런 출동을 나가면서 나는 앞으로 내가 배우고 터득할 경험이 많음에 기뻤다. 또 이런 출동을 나가기 위해 내가 무엇을 배워야 하고 연구해야 할지 길을 정할 수 있었다. 이번 출동을 통해 앞으로 내가 배워야 하고, 걸어야 할 길의 방향을 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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