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에서 내면으로: 빛을 따라가는 여정, 예화랑 《빛·흔: Light Trace》전
[서울시티 선정진 기자] 빛과 그 흔적을 작품에 담아 낸 네 명의 작가가 함께하는 전시 <빛·흔: Light Trace>가 5월 31일부터 6월 28일까지 예화랑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빛에 대한 작가들의 고유한 감각과 표현을 통해, 다채로운 빛의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1층 전시장은 박선기 작가와 윤종주 작가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박선기 작가의 크리스탈 비즈를 활용한 설치 작품들을 통해 빛과 공간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빛과 공간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설치미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윤종주 작가는 평면 캔버스에 색면의 레이어를 여러 번 중첩해, 수많은 색층들로 이루어진 화면은 색과 빛의 호환으로 구성되며 물감이 캔버스의 가장자리로 흘러내리면서 형성된 색띠는 닦아내는 과정을 통해 더 밝고 투명한 색띠가 형성되어, 이는 빛의 흔적처럼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새겨진다.
2층 전시장은 박현주 작가의 회화 작품들로 전시되어 있으며 ‘빛, 그림 (Into light)’라는 제목 아래 구성된다. 박현주 작가는 오랜 시간 ‘빛’이라는 소재에 몰두해 왔으며, 자연의 색감을 닮은 층위 구조 위에 내면의 감각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조화롭게 결합시킨다.
작품은 검정에 가까운 어두운 색으로 시작해, 색층이 겹겹이 쌓이면서 점차 밝아지고 마침내 빛을 발산한다.
작가에게 빛은 자연의 본질이자 존재를 성찰하게 하는 것이며, 관람자는 그 빛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된다.
전시장 곳곳에는 이환권 작가의 조각 설치가 배치되어, 전시에 생동감과 깊이를 더한다. 이환권 작가는“빛의 부재’인 그림자를 통해 사라지는 기억과 언어화되지 못한 감정의 흔적을 조형적으로 구현한다. 그의 작품은 마치 지나간 시간의 잔상처럼,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세계를 감성적으로 드러내며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상기시킨다.
이번 ‘빛·흔: Light Trace’ 전시는 ‘박선기, 윤종주, 박현주, 이환권’ 네 작가의 작품을 통해 빛이 남긴 흔적이 어떻게 예술로 전이되는지 경험하고 관람자 스스로 삶 속의 ‘빛’을 발견하고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을 제공하는 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