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으로부터 흩날리는 향기' 서유라 개인전 《The Scent of Memory》 개최
기억의 향기를 따라 펼쳐지는 책과 회화의 세계
[서울시티 선정진 기자] 유아트스페이스는 오는 2025년 4월 23일부터 5월 24일까지 서유라 작가의 개인전 《The Scent of Memory》를 개최한다.
서유라는 책이라는 익숙한 오브제를 회화로 재해석하며, 아날로그 감각과 서사의 깊이를 시각적으로 환기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책장을 넘기던 손끝의 기억, 종이의 질감, 책 더미의 풍경 등 일상의 감각에서 출발한 세 개의 시리즈를 선보인다.
‘Piling Books’는 책을 쌓아올리며 제목 간의 관계와 충돌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고, ‘Shape Books’는 반복 구조로 시간성과 집단 기억을 시각화하며, ‘Vintage Books’는 동화책 속 캐릭터와 시대적 상징을 통해 향수와 감정을 불러낸다.
디지털 미디어가 주도하는 시대에, 작가는 회화라는 정지된 이미지를 통해 변화하는 매체 환경을 사유하고, 책이라는 오브제를 동시대적 언어로 새롭게 질문한다.
작가 소개
서유라는 유년시절 <유라의 하루>라는 일기책을 발간하면서 책에 대한 남다른 기억과 의미부여를 해왔다. 일기책은 꿈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도구였고, 수수께끼처럼 비밀을 풀어나가는 즐거운 공간으로 특별했다는 것이다. 초기 작업은 전문서적, 고전소설, 잡지 등을 자유롭게 펼치고, 구기고, 포개며 쌓여있거나 상하좌우로 확대되고 있는 모습을 주로 그렸다. 이는 어린시절 블록쌓기 놀이처럼 즐겁고 유쾌한 것으로, 기능성이 배제된 채 수많은 이미지와 텍스트가 잠재된 책이라는 오브제를 강조했다. 이후 작가가 도서관 사서가 된 듯 내용에 따라 무궁무진한 카테고리를 만들 수 있는 책의 잠재성을 ‘Vintage Books’ 시리즈처럼 표지와 책 제목을 드러낸다. 또한 책을 유닛(unit)으로 꽃이나 하트, 별 등 통일감 있는 형태를 만들어내는데, 이때 책은 각각의 정보를 내포하는 도구이자 개별화된 각각의 주체로 표현된다. 현실에서는 쌓기 힘든 구성으로 재구성된 화면은 층층이 시간성을 나타내고 작가는 이를 삶의 지층 또는 인류의 역사로 비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