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니까 전시한다" 샘바이펜 《LAZY》

[서울시티 선정진 기자] PKM 갤러리는 오는 4월 12일부터 5월 17일까지 동시대 대중문화를 유머와 풍자로 재해석해 온 팝 아티스트 샘바이펜SAMBYPEN의 개인전 «LAZY»를 개최한다. 작가 데뷔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기획전에서는 현대인의 ‘게으름’의 심리를 주제로 한 페인팅 신작 18여 점과 더불어, 작품 속 도상을 활용한 굿즈 및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젊은 뮤지션들의 음원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샘바이펜은 대중에게 친숙한 상업 브랜드나 문화적인 사물을 패러디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며, 특유의 스타일을 구축해 왔다. 기업 마스코트, 애니메이션 캐릭터, 인터넷 밈, 영화, 명화 등 현대 소비사회의 낯익은 이미지와 현상을 기발한 관점으로 뒤집고, 나아가 진짜와 가짜의 구분에 물음표를 던지는 그의 작업은 ‘모든 사람을 위한 예술’을 모토로 한다. 어렵지 않은 방식으로 대중과 교감하여 이들이 복잡한 현실 속에서 유연하게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기꺼이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시 «LAZY»에서 샘바이펜은 현대 사회의 ‘게으름’에 관해 주목한다. 작가는 현대인이 수행해야 하는 수많은 일들로 인해 느끼는 게으름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내면의 동요, 두려움, 무기력함 등을 새로운 캐릭터 ‘시한폭탄맨’을 통해 위트 있게 풀어낸다. 특히 이번 개인전에서는 샘바이펜 특유의 입체적인 회화 작업과 함께, 전통 회화, 그래피티, 판박이 기법 등을 결합한 최신 페인팅 시리즈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유럽과 미국에서 유년기를 보낸 샘바이펜은 폴란드에서의 학창 시절, 사회주의 이미지와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의 유사성을 발견하고 패러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5년 미쉐린Michelin의 마스코트를 풍자한 작업을 선보인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서울, 도쿄, 홍콩, 라스베가스, 마이애미 등에서 다수의 전시를 개최했다. 그는 미술 전시 뿐 아니라 포르쉐Porsche, 케이스티파이CASETiFY, KB국민카드, SM타운 등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상업 브랜드와 협업하며 상품, 벽화, 공공미술과 같이 장르를 넘어선 확장된 작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