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간 예술계에 발을 내딛다', OBVIOUS - "초현실주의의 새로운 지평 : IMAGINE”

뇌파와 AI의 혁신적 결합, 'Mind-to-Image' 기술 최초 공개

2025-03-20     선정진 기자
Obvious, Run Without Momentum (2024), Video, LLM-generated automatic writing, text-to-video algorithms, 10 framed 19×29cm. (출처=선화랑)

[서울시티 선정진 기자] 프랑스의 AI 아트 그룹 Obvious의 한국 첫 전시회(2025.3.8-5.3)를 선화랑에서 개최한다. 2018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선보인 오비어스의 『에드몽 드 벨라미의 초상화』는 AI 아트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43만 달러(5억원)의 높은 낙찰가를 기록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은 바 있다. Obvious는 이번 전시에서 혁신적인 'Mind-to-Image' 기술을 선보인다. 전시 타이틀 "초현실주의의 새로운 지평: IMAGINE" 은 인간의 무의식과 AI 기술의 혁신적 결합을 통한 예술 창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Obvious는 단순한 예술가 집단을 넘어 과학연구자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으며, 소르본 대학교와 프랑스 국립연구원(ANR)과의 협력을 통해 AI 예술의 새로운 경계를 탐구해 왔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중국 국립 박물관 등 세계 유수의 기관에서 전시된 이들의 작품은 예술과 기술의 접점에서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1924년 초현실주의운동을 주도한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 100주년을 기념하며 현대 기술로 초현실주의의 본질을 재해석하고자 한다. Obvious가 프랑스 파리 뇌연구소(ICM)와 함께 개발한 ' Mind-to-Image' 기술은 MRI로 포착한 뇌파를 AI로 변환해 시각화하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초현실주의가 추구했던 무의식의 자유로운 표현을 현대적으로 구현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실험을 넘어 인간의 창의성과 기계의 능력이 만나는 새로운 예술 형식을 제시한다. 

전시 구성

전시는 크게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Obvious, Mass of Lace (2024). (출처=선화랑)

첫 번째 섹션에서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탐구하는 9점의 초상화 시리즈를 전시한다. 각 작품은 불안, 기쁨, 공포, 멍함, 우울 등 인간의 복잡한 감정 상태를 AI가 어떻게 해석하고 시각화하는지 보여주며, 초현실주의자들이 탐구했던 인간 심리의 깊이를 현대적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풍경화 시리즈를 선보인다. "On my cloud”, "In the Shadow of a thunami” 등 14점의 초현실적인 풍경이미지들은 자동기술법으로 쓰인 시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이 작품들은 심연, 산, 바다, 늪지 등 예술가의 무의식에서 떠오른 자연 이미지를 초현실적 감성으로 포착하며, 인간의 내면 세계와 자연의 경계를 탐구한다.

마지막 섹션은 관객 참여형 미디어 아트 공간으로, 실시간으로 시를 생성하는 AI 설치물과 관객의 아이디어를 즉석에서 그림으로 구현하는 '엑스퀴지트 코프스(Exquisite Corpse)' 프로젝트를 체험할 수 있다. 이 인터랙티브 작업들은 관객이 직접 창작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인간과 AI의 공생적 창조 가능성을 경험하고, 초현실주의의 집단적 무의식 탐구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한다.

Obvious, Novel Daring (2024). (출처=선화랑)
Obvious, On a Silver Shore (2024). (출처=선화랑)

혁신적인 'Mind-to-Image' 제작 과정

"파리 뇌연구소(ICM)와 협력 개발한 'Mind-to-Image' 기술은 MRI로 포착한 뇌파를 AI로 변환해 90% 이상의 정확도로 시각화한다. 'Mind-to-Image' 기술의 핵심은 세 단계의 제작 과정에 있다.

첫 단계('복제 단계')에서 예술가는 MRI 기계 안에서 실제 초현실주의 이미지들을 관찰하며 뇌 활동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는 뇌가 시각적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이해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다.

두 번째 단계('탐색 단계')에서는 이미지를 짧게 보고 기억하는 과정에서의 뇌 활동을 기록하여 기억과 시각적 이미지의 연결성을 파악한다. 이 과정은 창의성과 밀접하게 연결된 기억 작용을 활용한 것이다.

Obvious, Stringing Victories (2024). (출처=선화랑)
Obvious, Biphasic Tears of Joy (2024). (출처=선화랑)

마지막 단계('공상과학 단계')에서는 자동기술법으로 작성된 시적 텍스트를 읽고 그에 따른 이미지를 마음속에 그릴 때의 뇌 활동을 기록한다. AI 알고리즘은 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예술가의 순수한 상상을 실제 시각 작품으로 구현한다."

완성된 작품은 300g 특수 질감 용지에 지클레 프린팅(Giclee Print_고해상도 디지털 프린트)과 4가지 블랙 딥 잉크를 활용한 이중 인쇄 방식으로 제작되며 GAN 모델의 손실 함수로 서명된다

예술과 기술의 혁신적 만남

소르본 대학교, 프랑스 국립연구원(ANR)과 협력한 이 프로젝트는 2024년 ICML(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chine Learning)학회에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으며, 초현실주의 100주년을 맞아 인간의 무의식과 AI 기술의 결합으로 예술 창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관객과 함께 만드는 AI 예술

이번 전시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체험형 설치 작품이다. '엑스퀴지트 코프스(Exquisite Corpse)' 프로젝트에서는 관객들이 직접 AI 드로잉에 참여할 수 있다. 관객이 제시한 주제를 AI가 실시간으로 해석하고 그림으로 구현하며, 여러 관객의 아이디어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또한 Open AI의 기술을 활용한 '자동 기술법 설치물'은 초현실주의 대가들의 작품을 학습한 AI가 실시간으로 시를 생성하고, 분할식 게시판에 끊임없이 새로운 시구를 표시한다. Open AI의 최신 텍스트-비디오 변환 기술인 Sora를 활용한 실험 영상 3편도 함께 전시된다. 

지난 11일 홍대에서 세미나를 진행한 팀 Obvious. (출처=선화랑)

부대 프로그램

전시 기간 중 특별 이벤트로는 내한한 아티스트가 직접 참여하는 오프닝 행사(3월8일), 홍익대학교 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와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가 함께하는 대담회(3월11일)가 홍익대학교에서 예정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시도로서, 국내 미술계에 새로운 자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들은 AI 예술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높이고, 예술 창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프랑스의 선도적인 AI 아트 그룹과의 교류는 한국 미디어 아트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