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페이스에 함정이 있다?" 송예환 개인전 개최
제24회 송은미술대상전 참여 작가 2025 Frieze New York 참가까지
G Gallery는 2025년 첫 전시로 1월 8일부터 2월 15일까지 송예환의 개인전 《The Internet Barnacles 인터넷 따개비들》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9년부터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고자 시작된 G Gallery 프로그램의 일환인 Great Exhibition 전시로, 2025년부터는 기획자 매칭 프로그램으로 더 나아간다. 새롭게 발돋움하게 될 Great Exhibition은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기획자를 매해 1명 초청하여 젊은 작가들과의 협업 전시를 기획하고, 기획자들과 작가들에게 지속적으로 다양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줄 계획이다. 그 첫 시작으로 뉴욕과 국내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웹(Web) 아티스트 송예환과 서울시립미술관 및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다수의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한 장은하 기획자의 협력으로 이루어진다. 송예환의 작업은 표준화된 플랫폼에 의해 점차 균질화되고 제한되는 현대 디지털 환경의 과도한 편리함을 비판하는 동시에, 이러한 생태계 내에서 소외된 문화적, 언어적 정체성을 탐구하며 그 내면에 가려진 사용자의 불안을 포착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바위 또는 배와 같은 표면에 스스로를 고정시키고 군집을 이루며 살아가는 따개비의 생태적 특성과 연결 지어 사용자와 플랫폼 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일련의 작품을 선보인다. 수없이 많은 마분지 조각으로 조립되어 영상이 투시되는 모듈형 설치작품 《The Barnacles 따개비들》은 인간의 육체와 영혼이 디지털 세계와 접속하는 인터페이스로 작동한다. 마치 따개비가 유영하는 유생에서 시작해 여러 번의 탈바꿈을 거쳐 정착하듯이, 디지털 생태계 속 사용자들은 디지털 인프라의 요구에 적응하며, 반복적으로 알고리즘의 흐름을 체크한다. 이 과정에서 남겨진 흔적들은 따개비가 석회질을 분비하여 표면에 붙어사는 것처럼 사용자들을 시스템이라는 표면에 고정시킨다. 이러한 시스템은 순응과 복종을 요구하며, 주체성을 알고리즘적 제약에 의해 환상으로 전락시킨 디지털 사용자의 역설을 반영한다. 알고리즘 생태계 속 삶에 동반되는 불안과 공포를 단순한 개념적 제안이 아닌 신체적, 실존적 경험으로 구현한 《The Whirlpool》(2025)과 《The Surfers’ Suspicion 의심하는 서퍼들》(2025)은 마치 심해로 잠수하듯 점점 더 조밀하게 얽힌 디지털 생태계의 층위들을 경험하게 한다. 두 작품은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파편화하고 증식시켜 끝없는 반사와 연결의 최면적인 소용돌이의 공간을 만들어내며, 겉으로는 매끄러워 보이는 인터페이스가 그 아래 복잡한 통제 메커니즘을 감추고 있음을 암시한다.
디지털 픽셀 배열과 따개비 군집을 동시에 연상시키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작가는 사용자는 따개비처럼 그들의 삶을 형성하는 시스템에 수동적으로 매달려 있는가, 아니면 역동적인 생태계 속 따개비처럼 적응하고 주체성을 발휘할 수 있는가? 플랫폼은 어떠한가? 그들은 불변의 거대 구조물인가, 아니면 긁어내고, 재상상하고, 되찾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네트워크화된 존재 아래 지속되는 환원불가능한 인간의 본질이 남아있음을 상기시킨다.
작가소개
송예환 (B. 1995)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웹 아티스트로, 기존의 사용자 중심 구조가 갖는 제약적 조건에서 시작하여 자유롭고 다양하며 독립적인 인터넷 공간을 제작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는 과도한 편리함, 속도, 사용 편의성으로 특징지어지는 기술 유토피아주의 아래 발생하는 사용자들의 소외 경험과 불편함, 그리고 불안을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작가는 비정형의 웹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이러한 웹사이트와 기기를 활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임으로써 사용자에 대한 지나친 일반화와 표준화된 웹사이트의 보급을 풍자하고 비판한다. 그의 작업은 현재의 획일적이고 표준화된 웹 기저의 정치적, 사회적 배경에 관한 문제를 환기하며, 문화적, 정치적, 언어적 배경으로 인해 온라인 환경에서 정당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사용자들의 어려움을 조명한다.
송예환은 개인전 《The Internet Barnacles 인터넷 따개비들》(2025, G Gallery, 서울) 개최, 송은(2024, 서울), 아시안 아트 비엔날레(2024, 타이중), 두산갤러리(2024, 서울), 헬싱키 비엔날레(2023, 헬싱키), X Museum(2023, 베이징), 이스탄불 비엔날레(2022, 이스탄불), CCU(2022, 우트렉), UCCA(2022, 상하이), 아르코미술관(2022, 서울)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2024 쇼케이스에서 퍼포먼스 <나는 마트료시카처럼 나이 들고 있다>를 선보인 바 있으며, MTA Arts & Design의 커미션으로 제작된 미디어 설치 작품 <Anyplace, Anytime, Anywhere>를 Grand Central Madison에서 전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