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극단의 2025년 첫 공연 임도완의 코미디 '코믹'으로 유쾌하게 시작
[서울시티=김청월 기자]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은 서울시극단(단장 고선웅) 2025년의 시즌 개막작으로 독일 극작가 카를 발렌틴(Karl Valentin)의 희곡 <변두리 극장>을 코미디극 <코믹>(Com!que)으로 번안하여 무대에 올린다. 3월 28일부터 4월 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만나는 <코믹>은 신체극*의 선두 주자로 평가받는 임도완 연출이 각색과 음악까지 맡아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20세기 초 독일에서 활동한 희극배우이자 극작가인 카를 발렌틴은 현실 풍자와 유머를 결합한 독특한 스타일로 유명하다. 서울시극단 <코믹>은 카를 발렌틴의 원작인 <변두리 극장>의 여러 단편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특유의 언어유희, 풍자, 유머가 돋보인다. 인간의 어리숙함과 다양한 성격 간의 충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빚어지는 웃음을 통하여 세상사의 천태만상을 위트 있게 풀어낼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임도완은 대표적인 신체극 연출가로, 다양한 작품을 통해 독특한 연극적 언어를 구축해 왔다. <스카팽>, <휴먼코메디>, <보이첵> 등을 통해 재치 넘치는 연출력과 신체적 표현을 강조한 무대로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았다. <코믹>에는 유머와 풍자가 가득한 프롤로그를 포함한 총 10개의 에피소드를 우리말 사투리로 풀고 임도완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이 더해져 한층 더 유쾌하고 즐거운 공연이 될 것이다.
<코믹>은 총 8명의 배우가 30개의 역할을 맡는다. 연극 <스카팽>에서 몰리에르 역을 맡아 자연스럽고 몰입도 높은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성원, <십이야> 등에서 작품마다 개성 있는 연기와 신체 표현을 통해 그 매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구본혁 등이 서울시극단의 관록파 배우 김신기, 다재다능한 연기자 이승우와 함께 출연한다.
고선웅 서울시극단장은 “세상을 압축해서 바라보는 촌철살인의 통찰과 유쾌한 풍자가 담겼다”라며 신작 <코믹>을 적극 추천했다.
연극 <코믹>의 관련 정보는 세종문화회관 및 서울시극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예매는 세종문화티켓(02-399-1000) 또는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sejongpac.or.kr)에서 가능하며, 관람료는 R석 6만 원, S석 5만 원, A석 4만 원이다.
[에피소드]
프롤로그, 웃음
웃음은 우리의 신체 어디서부터 시작되어 어디까지 발전하는가?
1. 병원이더래요.
역할이 바뀌고 바뀌는 상황 부조리이다. 생각이 병을 만들고 의사는 오히려 병을 만들 수도 있다.
2. 내 안경 어데 있노?
사람들의 건망증은 나이와 세월 속에 기생하지만, 사랑만큼은 그 안에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3. 그거시 우정이랑가?
장례식은 앞으로 죽어갈 산 자들의 웃기는 합창이다.
4. 극장에 갈 채비
인간은 때때로 자기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5. 모자 사러 왔습네다.
소통이 안 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협상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6. 새 장수
어떤 것이라도 알맹이가 없는 공론에, 그 알맹이를 증명해야 한다면 사기다.
7. 이혼 법정
사람의 기억은 다 다르다. 그러나 기억이 안 나는 것은 다른 것과 다르다.
8. 떠넘기기
누구든지 전화 ARS 때문에 짜증이 난 적이 있다면?
9. 수족관
금붕어를 키우는 것도 자격이 미달하면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