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한 일이란 무엇인가?
노한동 지음,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서울시티=김청월 기자] 오늘날 우리는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구호를 흔히 듣습니다. 정치인은 선거 유세에서, 관료는 정책 홍보에서, 군인은 국방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이 구호를 자주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정말 사실일까요? 아니면 한낱 거짓말에 불과한 허울 좋은 명분일까요?
역사적으로 국가라는 개념은 공동체의 안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국가라는 존재는 종종 개인의 삶과 자유를 희생시켜 자신의 존재를 강화하려 했습니다. 예를 들어, ‘나라를 위해 희생하라’는 말은 전쟁터에서 목숨을 바치라는 의미로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국가라는 추상적 개념을 지키기 위해 개인의 구체적인 삶이 희생될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이러한 희생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국가를 위해 일한다고 말하는 지도자나 관료들은 과연 자신의 이익을 초월하여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나라’라는 이름을 도구로 삼아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하거나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것일까요?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문장은 모호함을 품고 있습니다. 여기서의 ‘나라’는 국민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국가 기관이나 특정 권력 구조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이 진정한 나라를 위한 일이겠지만, 현실에서는 종종 국민을 소외시키고 권력자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일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대규모 국책 사업이나 개발 계획이 ‘나라를 위해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추진되곤 하지만, 그 결과는 종종 소수 엘리트 계층의 이익으로 귀결됩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것은 오히려 약자들입니다.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강제 수용되는 토지, 환경 파괴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는 이들은 결국 국가라는 이름 뒤에 숨은 권력의 도구로 전락하게 됩니다.
정치권에서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구호는 종종 특정 계층의 이익을 정당화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세금 정책, 공공 예산 배분, 외교 정책 등에서의 결정은 모두 ‘국가의 이익’을 명분으로 삼지만, 실제로는 특정 집단의 경제적 또는 정치적 이익을 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말은 철저히 해체되어야 합니다. 과연 어떤 이들이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주장하는 ‘나라’가 누구를 포함하고 누구를 배제하는지를 철저히 검토해야 합니다.
국가란 결국 국민 개개인의 삶의 총합입니다. 진정한 나라를 위한 일은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모든 계층이 공평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입니다. 예를 들어, 소득 불균형을 줄이고, 복지 체계를 강화하며, 환경을 보호하는 일들이야말로 진정한 공익을 실현하는 방법입니다.
또한, 지도자들과 공직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국가를 도구로 사용하는 일을 멈춰야 합니다. 국민은 단순히 국가를 위한 희생양이 아니라 국가의 주권자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말은 때로는 진정성이 담길 수 있지만, 많은 경우 허울 좋은 거짓말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말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그 이면에 숨겨진 권력의 의도를 간파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국가의 이익과 개인의 권리가 조화를 이루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국가란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국민을 도구로 삼는 순간 그 존재 의의를 잃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진정한 공익을 위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의 깨어 있는 의식과 행동이 필수적입니다. 권력과 명분에 숨겨진 거짓말을 드러내고, 진정한 공동체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