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 부산 엑터스 하우스에서 대담후
모두 연기를 해보고 관객들에게 진심어린 감정을 전달하며
뜨거운 열정과 패기의 아이콘인 배우 조진웅이 부산을 찾아 유쾌하고, 연기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배우 조진웅은 지난 9일 부산 해운대구 KNN 씨어터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에서 관객을 만났다. 이날 ‘액터스 하우스’는 백은하 배우연구소 소장 사회로 진행됐으며,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로 가득 채워졌다.
조진웅은 “지금 관객들과 만나 진짜로 뭉클했다”면서 “제가 연기를 하는 이유와 그 본질에 대해서 정확한 정체성을 찾은 날”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내가 연기하는 이유와 본질, 정체성을 이번에 정확히 알았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에 제대로 내 정체성을 알게 돼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연기는 “신명 나는 작업”이라며 “매번 데뷔작이자 끝이라는 심정으로 연기한다. 삶 속에 연기가 점점 쌓이면서 살아있는 느낌을 받으며, 말도 안 되는 바람이지만 인류가 모두 연기를 직접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기 경력 18년 차 배우에게도 연기 고민은 있었다. 조진웅은 “여전히 부담과 무게감을 느낄 때가 있다”며 “이걸 떨쳐내는 방법은 같이 출연하는 배우를 신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을 맡은 조진웅은 “여기서 선택한 배우께서는 올해가 아닌, 대한민국 남배우로서 살아가면서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는 것”이라며 “항상 저는 독립영화를 볼 때마다 내가 이 영화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속적으로 응원하면서 보게 되는 직접적인 감성으로서 참여하게 된다”고 했다.
‘사람 냄새가 느껴진다’는 질문에 대해선 “틀렸다,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며 “제가 그런 캐릭터를 연기해 오면서 캐릭터 성정을 배우면서 연기한다, 이런 캐릭터를 안 만났다면 인간 조진웅의 느낌은 없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배우의 무게감’에 대해선 “20살 때 연기 시작할 때 본격적으로 무대 연기할 때는 그냥 마냥 신났다. 뭔지도 모르고 막 즐기다 보니까 이걸 왜 안 하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너무나 느껴지는 고민들, 고민도 재미가 있고 고민을 해결할 순 없으나 내 삶 속에 쌓아져 가는게 너무나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고, 소위 철학하는 삶이 무슨 뜻인가 해서 수업도 듣고 교수와 면담도 했는데 자기를 반성하는 자세, 거울을 들여다 보라는 건데 그게 연기더라”라고 털어놨다.
조진웅은 ‘모두 연기를 해봐야 한다’면서 “멍 한자락 가지고 숙소에 샤워하면 아 오늘 뭐 좀 한 것 같은데 느낌도 들고, 감정이 굉장히, 심도가 깊은 장면을 했을 때 관객들에게 어떤 진심이 전달될까도 있지만 스스로도 그런 심정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 조진웅과 ‘배우’ 조진웅의 간극에 대해 이야기하며 “인간 조진웅은 성격도 급하고, 사실 그다지 좋은 성격도 아니다. 술 많이 먹고 늦게 돌아오고, 후배들에게는 까칠하기도 하다. 한 번은 어떤 후배가 '연기 생활도 어렵고 그만두고 싶은데 어떻게 하냐'는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지만 다른 선배한테 전화해봐라고 했었다”면서 “하지만 그때는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고, 조언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의 무게감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을 때도 있다. 그걸 해소하는 방법은 딱 한가지다.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 같이 작업하는 스태프들과의 믿음 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 “그것만 있으면 별로 두렵지 않다”고 했다.
특히 “작품을 선택할 때는 무조건 재미난 것을 선택하려 한다. 그리고 저는 같이 작업하는 사람이 우선”이라며 “작품 2~3 편을 촬영하면 2년이 지난다. 그들과 공존하는 삶이 되는 것이다. 그들과 공존하는 삶이 되며, 그렇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식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6개 극장, 29개 스크린에서 아시아 총 70개국 총 223편을 상영하며, 해운대구 센텀시티와 남포동 일대에서 열흘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그 중 ‘액터스 하우스’는 동시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을 초청하여 그들의 연기 세계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올해엔 한예리, 전종서, 조진웅, 이제훈, 변요한, 엄정화 등 여섯 명의 배우가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