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사례] 수난구조의 첫 발걸음

2023-02-09     안홍필 기자
연천소방서 소방사 김홍진

【수도권/ndnnews】 안홍필 취재국장= 때는 더위가 기승하던 여름이었다.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하여 개인보호장비를 점검 후 차량교대를 하고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다. 입직한 지 4개월 밖에 되지 않아 현장 대응능력이 부족한 나였기에 교대점검 후, 비가 많이 오는 관계로,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화재상황 및 위험발생에 대비하여 청사 사무실에서 로프매듭 연습을 하던 중이었다. 시계가 15시 55분을 가리키는 찰나,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신고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구조 출동 지령이 떨어졌다.

청산면 산 중턱에 있는 단독주택에서 거주하는 노인이 호우로 인해 범람하는 한탄강에 고립되어 구조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아직 구조출동 경험이 부족했던 탓도 있었지만, 처음 겪어보는 수난 구조출동이기에 평소보다 긴장한 상태였다. 나는 신속히 복장을 착용했고 사용해야 하는 장비가 어떤 것인지 미리 생각하며, 펌프차량에 탑승 후 출발하였다. 이동 중에 스마트인명구조기를 작동하고, 개인 랜턴 점등 유무, 구조용 로프 이상 유무를 확인하던 중 긴장감에 정신이 없었던 탓일까, 눈 깜짝할 새에 현장에 도착하고 말았다.

현장에 도착하였을 때, 많은 양의 호우로 인해 현장 주변은 물난리가 나 있었고, 신고자의 자택에서 외부로 향할 수 있는 길이 범람으로 인해 완전히 고립이 되어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선배 직원과 함께 주변을 빠르게 수색한 후, 어떻게 하면 저 400m 남짓 거리에 있는 자택에 진입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자택 뒤쪽 산과 밀접해 있는 논밭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발견하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구조용 로프로 안전을 확보한 뒤 논밭을 가로질러 가기 시작하였다.

논밭을 가로질러 가는데 다량의 호우로 인해 종아리 정도까지 발이 움푹 빠져 당황하여 판단이 흐려져 약간의 패닉상태에 봉착했었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서 접할 수 있는 영화와 같은 상황이 내게도 벌어질 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던 찰나, 정신을 가다듬고 “이렇게 정신을 놓고 있다가는 신고자의 안위는커녕 나 자신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에 한 보 한 보 발을 빠르게 빼내며 신고자의 자택으로 향해 이동 한 결과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현장을 도착하여 신고자를 접했을 때 신고자분께서는 연세가 지긋하신 노약자였고, 다소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이라 우선 신고자를 안정시켰다.

그 후 경험이 많으신 선배님을 따라 신고자를 꽉 붙잡고 왔던 길로 빠져나가는데 현장 경험이 없었던 터라 선배님의 지시와 조언에 따라 현장활동에 임하여 무사히 안전 구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출동 경험을 덕으로, 소방관으로서 안전에 대한 중요성, 위험은 예상치 못 한 곳에서부터 나올 수 있다는 귀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앞으로의 현장 활동에 있어서, 이러한 경험을 통해 배운 안전에 대한 경각심, 장비 착용 및 준비의 중요성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나의 동료와 신고자 모두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소방관이 되도록 다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