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 갈대 새순이 올라 온 5월의 순천만갈대밭-박성원촬영

5월 가정의 달에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소통과 나눔의 공간이며, 거친 마음을 부드럽게 위로하는 치유의 공간인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로 떠나보자.
눈부시게 피어난 꽃들과 초록빛 나무 사이를 거닐며며 자연의 소중함과 가족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도 좋겠다.
순천만은 세계 5대 연안 습지 중 하나로, 드넓은 갯벌에 갈대 군락과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거대한 정원이다. 소중한 순천만의 생태를 보호하는 에코벨트(eco-belt)의 출발이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다. 미래의 순천만, 나아가 지구의 미래까지 생각하며 함께 걷는 아이의 손을 꼭 잡아본다.
박람회장은 크게 네 구역으로 나누어진다. 한국정원과 철쭉정원, 나무도감원을 중심으로 한 ‘수목원 구역’, 순천만국제습지센터를 중심으로 한 ‘습지센터 구역’, 세계 각국의 정원과 다양한 테마 정원, 참여 정원이 어우러진 ‘세계 정원 구역’, 나눔 숲과 비오톱 습지, 순천만자연생태공원으로 구성된 ‘습지 구역’이다.
주제관인 ‘순천만국제습지센터’는 순천만의 생태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주제 영상관과 생태 도시관, 생태 체험관을 돌며 다양한 영상과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 베르사유궁전의 기하학문양을 재현한 프랑스정원-박성원촬영

박람회장의 정원들을 만나보기 전이나 박람회 여행을 마무리하며 돌아보면 좋겠다. 특히 야외에는 ‘야생동물원’과 ‘물새놀이터’가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옥상에 만들어진 ‘하늘정원’은 박람회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시원한 공간이다.
습지와 야생 조류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세계적인 시민 단체 WWT의 조언을 받아 조성한 ‘순천만 WWT 습지’도 여유 있게 돌아보자.
물결 잔잔한 습지 너머로는 수목원 구역이다. 창덕궁 후원과 담양 소쇄원 등을 재현해놓은 ‘한국정원’과 사계절 푸른 남도의 숲을 만날 수 있는 ‘늘푸른정원’ ‘철쭉정원’ ‘나무도감원’이 이어진다.
미뤄둔 대화를 나누기 좋은 산책로도 만난다. 정상에 자리한 ‘수목원전망지’에 서면 순천시와 박람회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 번 치르고 끝나는 박람회가 아니라 팽창하는 도심에서 순천만을 지켜내는 에코벨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 호수정원의 바람언덕을 오르는 가족-박성원촬영

이제 정원의 세계를 만나보자. 수목원 구역과 세계 정원 구역은 동천을 사이에 두고 자리한다. 순천 시내를 관통하는 동천은 이사천과 만나 순천만으로 흘러든다. 조용히 흘러가는 동천 위로 독특한 다리가 놓여 있다.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설치미술가 강익중 씨가 디자인한 ‘꿈의 다리’로, 컨테이너를 연결해 만든 것이다. 한글이 새겨진 알록달록한 유리타일로 외벽을 꾸미고, 내부에는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 14만여 점을 전시했다.
세계 정원 구역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찰스 젱스가 디자인한 ‘호수정원’이다. 순천만과 순천시의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정원으로, 넓은 호수 위에 우뚝우뚝 솟은 인공 언덕이 독특한 풍광을 보여준다. 나선형 비탈을 따라 언덕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느껴보자.
영국 첼시플라워쇼에서 수상한 황지혜 작가가 디자인한 ‘갯지렁이 다니는 길’은 정원과 관련된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과 갤러리, 쥐구멍 카페 등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쉬어 가기에 좋다.
‘한방체험관’은 다양한 약재를 살펴보고 사상 체질 감별, 진맥 등 한방 진료를 받아볼 수 있는 곳이다. 한방 가공품을 비롯해 각종 기념품을 구입하고, 전통 줄타기와 한방 약초 썰기 등 체험도 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전통 정원과 테마 정원 외에도 61개 참여 정원이 눈길을 끈다. 국내외 도시와 기업, 작가들이 참여한 아기자기한 정원으로, 규모는 작지만 풍성한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다. 온실 안에 꾸며진 실내 정원과 기획 정원, 최첨단 식물 재배 설비를 볼 수 있는 식물 공장도 빠뜨리지 말자.

   
▲ 전기로 충전하는 순환버스-박성원촬영

세계 정원 구역을 순환하는 버스도 이용해보자.
약 4분 간격으로 운행하는데, 친환경 박람회답게 전기로 충전하는 버스다. 아픈 다리도 쉬고 편안하게 앉아 유람하듯 박람회장을 돌아볼 수 있다.
동천갯벌공연장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천년의 정원〉과 잔디마당에서 열리는 다양한 공연, 길거리 공연 등 문화 행사도 풍성하다. 화분 만들기, 우산 만들기 등 체험할 거리도 많아 하루해가 짧게 느껴진다.
5월에 순천만 갈대밭은 묵은 갈대와 새로 자란 갈대가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광을 보여준다. 순천만 갈대밭이 있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까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박람회장부터 순천만에 이르는 정원 여행을 마치면 또 다른 여행이 기다린다. 순천만을 사이에 두고 자리한 와온해변과 화포해변 드라이브 코스도 좋고, 낙안읍성을 지나 선암사와 송광사에 이르는 코스도 박람회와 함께 즐겨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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