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희 칼럼니스트
김선희 칼럼니스트

조망 수용은 마음, 생각, 느낌, 행동 등을 타인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의 삶을 조망하면서 사는데 비단 사물이나 현상만이 아니다. 자신과 타인의 마음이나 삶에 대한 조망도 필요하다. 쉽게 말해, 자신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더불어 타인의 마음을 두루 살피는 것이다. 너무 자신만의 생각에 빠지면 타인을 이해 할 수 없고  존중하지 못하게 된다. 조망 수용 능력은 미국의 교육심리학자인 로버트 셀만(Robert Selman)에 의해 연구되었다. 

조망 수용 능력은 인간이 타인과 어울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요인이다 

  사회적 관계를 맺는 데 필요한 것이 공감이다. 공감능력이 있기에 타인의 입장에서 감정을 공감해 줄 수 있다. 공감 능력이 높을수록 정서 조망이 가능하다. 조망 수용 능력은 발달단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데 사회적 조망능력(social perspective taking ability)이 획득되지 못한다면 배려심이 없고 이기적인 아이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탈 중심화가 되지 않으면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없으니 인간관계가 어렵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는 것은 뇌 영역인 측두두정엽으로 공감, 이타심, 도덕심, 상위인지와 연결된다. 내 입장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입장도 고려하여 주의를 옮기는 역할도 한다. 공감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공감은 정서적인 이해를 생각한다면 조망 수용은 타인의 감정뿐 아니라, 생각, 처한 환경, 상황 등을 모두 조망하고 내려다 볼 수 있는 능력이다. 

  타인의 입장을 조망하기 전에 자신을 마음을 먼저 들여다 봐야 한다. 감정적인 상황에서 차분히 대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조망 수용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타인을 끊임없이 판단하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분별하는 마음은 타인과 비교하는 것에 시작된다. 나를 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 시야를 넓혀야 한다.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이 초점이 되면 자기중심성이 줄어들기에 조망 수용 능력이 늘어나게 된다. 우리가 타인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것은 타인의 관점에서 보려 하지 않아서다. 자신과 타인이 보는 것은 다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간과하거나 잘못된 가정을 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위해서 첫 번째는 상대방의 시각에서 상대방의 눈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둘째는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내가 그 입장에 대입하여 나의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 
  
자신의 마음과 타인의 욕구를 추론할 수 있는 조망 수용 능력을 발달 시켜야 한다. 

  역할 취득(role- taking)라고도 불리는 조망 수용 능력은 지각 조망, 인지 조망, 정서 조망 세 가지로 구분된다. 공간적 배열에 대한 타인의 지각적인 관점을 상정해 보는 것이 지각 조망 수용이다. 인지 조망 수용은 타인의 사고나 의지, 지식 등을 평가한다. 사회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특정한 상황이나 사건에서 타인이 알고 있는 생각을 추론하는 능력인 사고 조망과 인간의 행동의 의도가 있는지를 추론할 수 있는 의도 조망으로 나눠진다. 정서 조망 수용은 타인의 감정 상태를 정확하게 그 사람의  입장에서 파악하고 추론하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타인을 이해할 수 있기에 필요하다. 조망 수용 능력의 발달은 자신의 이기적인 마음을 내려놓고 타인의 입장을 반영 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이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마음으로 시작된다. 즉, 타인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바꾸는 것이 관점 바꾸기다. 

  조망 수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이 자기 자비다. 자기 자비는 자신과 타인이 겪는 고통에 대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는 보편적인 관점으로 시작된다. 보편적인 관점은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하게 만든다. 달라이 라마는 “자신과 타인의 고통을 헤아리는데 세심하고 그것을 덜어주거나 일어나지 않기 위해 깊게 헌신하는 것이라고 했다. 로버트 그린(Robert Greene)은 자신의 책 <인간본성의 법칙>에서 “태어난 그 순간부터 관심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다. 우리는 뼛속까지 사회적 동물이다. 타인과 형성하는 유대관계에 나의 생존과 행복이 걸려 있다. 남들이 내게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는다면 내가 그들과 교감할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조망 수용은 자신과 타인을 좋게 연결해 줄 수 있는 마음의 끈이라고 말한다. 인간관계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조망 수용을 발달시켜 더불어 살아가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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