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가 기존 식음료업계에서 찾을 수 없었던 제품 출시로 주목 받아

 ‘노란색의 통통한 외견을 가진 바나나맛 우유’라고 하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를 떠올릴 것이다. 어린 시절 추억의 ‘목욕탕 우유’로 불리던 ‘바나나맛 우유’는 올해로 출시 45주년을 맞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통통한 용기 모양으로 ‘뚱바(뚱뚱한 바나나맛 우유)’, ‘단지우유’라는 애칭까지 생겼을 정도로 나이 불문하고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빙그레 시그니처 바나나 우유 / 빙그레 공식 홈페이지

빙그레는 업계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소비자를 향한 꾸준하고 친숙한 소통이 꼽힐 만큼 마케팅에 열과 성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에 기존에 진행했던 마케팅과는 다르게 색다른 신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바로 ‘세상에 없던 우유-단지가 궁금해’ 프로젝트다. 기존 식음료업계에서 판매량이 높은 제품의 맛을 바꾸어 출시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빙그레의 ‘세상에 없던 우유’ 시리즈는 좀 다르다. 매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오디맛 우유’, ‘귤맛 우유’, ‘리치피치맛 우유’라는 과감한 시도를 보여준 것이다. 다소 낯설고 색다른 맛의 우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오디맛 우유는 작년 2월 출시 이후 10월까지 누적판매 900만개, 약 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귤맛우유는 출시 첫 달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약 100만 개가량 판매했다. 물론 호불호도 갈렸다. ‘화장품 맛이 난다, 오묘하다’,’시럽형 감기약을 우유에 탄 느낌이다’라는 반응이 있었다. 

빙그레의 '세상에 없던 우유' 시리즈 / 빙그레 공식 홈페이지

호불호가 갈릴 맛으로 신제품을 내는 것은 자칫 기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릴 수 있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세상에 없던 우유’ 시리즈가 성공한 이유는 단순히 ‘세상에 없던 맛’으로 신제품을 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년 2월, 겨울 단골 과일인 귤로 만든 ‘귤맛 우유’는 소비자로부터 ‘이색적이고 센스 있다’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빙그레가 올해 선보인 ‘리치피치맛 우유’는 색채 기업 팬톤(Panton)이 선정한 올해의 색상인 리빙 코럴(Living Coral)을 재현했다. 빙그레는 실제로 재료 후보군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카레맛 우유’, ‘홍삼 우유’ 등도 고려할 만큼 수십 가지의 향료를 테스트했다. 동시에 출신 시기와 트렌드, 이슈에 맞춰 맛과 디자인 패키지 등 많은 부분을 고려해 제품 출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수진 마케팅팀 과장은 “사실 세상에 없던 맛 우유 한정판 시리즈는 판매 목적이 아니다”라면서 “1974년부터 똑같은 그 맛, 그 모양의 바나나맛우유가 재밌고 색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세상에 없던 우유'는 특이한 신제품품과 함께 같은 매대에 비치될 기존의 바나나맛 우유를 동시에 주목하게 만들기 위한 빙그레의 전략인 것이다.

현재 식음료업계에서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새롭게 유입되는 젊은 층과 효과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 앞다투어 경쟁하고 있다. 그 속에서 빙그레는 맛에 대한 호불호도 그 또한 ‘관심’으로 받아들이고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행보를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빙그레는 전통적인 바나나맛 우유 업계 강자이며, 트렌드도 놓치지 않는 브랜드로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식음료업계의 강자로 계속 자리 잡기 위해 앞으로 빙그레가 어떤 창의적이고 대담한 소통을 보여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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