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에도 씨앗이 있다. 대한독립선언은 독립선언의 씨앗이다. 이 씨앗이 퍼져 우리네 산천은 이윽고 ‘독립’과 ‘선언’의 대지를 이루었다. ‘민주’도 ‘공화’도 다 여기에 뿌리를 두고 태어날 수 있었다. 선언서에 서명한 39명은 39씨앗으로 밀알이 되었다. 광복을 맞아 돌아온 이는 고작 11명. 우리는 이번 대한독립선언 100주년을 맞아 그 선언의 길을 섬기고 말씀을 새로 벼리고자 한다.

광복을 향한 첫걸음을 되짚으며 나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긴다. 서울시가 2월 1일 대한독립선언 100주년을 맞이하여 열리는 ‘대한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을 통해 조소앙 선생(1887~1958)이 기초한 ‘대한독립선언서’ 초고를 공개한다.

조소앙 선생은 정치‧경제‧교육의 균형을 통하여 개인‧민족‧국가 간의 평등을 이루는 삼균주의(三均主義)를 제창, 이를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강령 제정 당시 국가이념으로 삼은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사상가다. 내달 1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사)조소앙선생기념사업회와 삼균학회의 주관으로 대한독립선언 100주년을 맞아 그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알리고자 마련됐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부터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진행했으며 이 사업의 일환으로 ‘대한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을 후원, 조소앙 선생의 대한독립선언서 육필초고를 공개한다. 대한독립선언서는 우리 겨레의 첫 번째 독립선언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강령을 비롯하여 광복군 포고문과 대일본 선전포고문 등 우리 역사의 중요한 문서에 기초가 됐다.

조소앙 선생을 비롯, 만주와 러시아 지역의 독립운동가 39명이 조국의 독립을 요구하며 1919년 2월 1일 중국 동북부 길림성에서 발표한 대한독립선언서는 이후 2‧8 독립선언서와 3‧1운동 독립선언서에도 영향을 끼쳤다. 기념식 직후 당일 정오부터 서울 광장에서는 ‘밀씨 나눠주기’ 행사가 30분 간 진행된다. 이는 시민들이 대한독립선언서에 대하여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사)조소앙선생기념사업회에서 준비한 자리다.

조소앙 여권사진

시민들에게 나눠줄 우리 밀 씨앗은 대한독립선언서가 2‧8독립선언서와 3‧1운동 독립선언서의 씨앗이 됐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날 서울 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은 대한독립선언을 상징하는 우리 밀 씨앗을 받는 동시에 독립군가와 압록강행진곡을 함께 부르며 독립선언 100주년이 갖는 의미도 들을 수 있다.

조소앙 선생의 대한독립선언서 육필 초고는 서울시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 중인 ‘대한민국 민주공화정 100년 전시’에서도 관람 할 수 있다. 이어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학술강연회가 열린다. 먼저 김기승 순천향대학교 교수가 ‘대동단결의 선언, 대한독립선언서, 그리고 삼균주의’라는 제목으로 발표한다.

그 밖에 신운용 안중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조소앙 삼균주의의 역사적 맥락과 그 의미’, 이숙화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의 ‘대한독립선언서 쟁점에 대한 재론’, 정영훈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교수의 ‘대한독립선언서가 추구하는 세상과 국가’라는 강연이 이어진다. 각각의 강연에 대한 토론도 진행될 예정이다.

황치영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의 주요 3대 선언 중 하나에도 불구, 많은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대한독립선언서’이다”라며 “이번 행사가 대한독립선언서와 조소앙 선생에 대한 일회성 관심에 그치지 않고 애국심을 되새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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