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호군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총장
[인터뷰] 박호군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총장
  • 피정우 기자
  • 승인 2018.05.18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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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를 국립으로 승격시킨 교육계의 살아있는 성공신화
교육자이자 봉사자로 오랫동안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할 것

작년 12월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하셨는데요, 먼저 학교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학교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3년 서울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했습니다. 이후 2005년에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로, 2012년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몇 차례 교명은 바뀌었습니다만, ‘벤처창업역량, 연구능력, 뛰어난 지도력을 갖춘 고등인력 양성이라는 학교의 기본목적과 정신만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매해 신입생 100명을 모집하고 있으며, 학기 중에는 약 300명의 학생들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최근 졸업생 중에는 유명 인사들이 꽤 많은데요, 전하진 전 국회의원이자 전 한글과 컴퓨터 대표가 지난 2월에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졸업한 바 있습니다.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의 교육 철학은 무엇입니까?

우리 학교는 호서대학교 총장을 지내신 강석규 초대총장님께서 세우셨습니다. 초대총장님께서는 벤처인재양성을 위한 굳은 신념으로 학교 문을 여셨고, 이후 학교는 총장님의 철학을 이어받아 성장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크게 세 가지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전문인력 양성입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교육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는 특성화되고 전문화된 인력을 양성하는데 힘 쏟고 있습니다. 둘째, 벤처정신 함양입니다. 벤처정신은 곧 도전정신이지요. 전문교육을 바탕으로 자기 분야에서 과감한 도전과 변신을 감행하고, 사업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도전정신과 용기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셋째, 리더 양성입니다. 우리 학교 재학생 중에는 사회인들이 많습니다. 그 학생들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인재로 육성함으로써 사회에 훌륭한 리더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이 세 가지 철학을 밑거름으로 기업발전과 인류사회 발전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호군 총장이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총장 취임식에서 교기를 흔들고 있다.
박호군 총장이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총장 취임식에서 교기를 흔들고 있다.

우리나라 벤처 업계가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벤처는 기술력이 우선돼야 합니다. 세계 굴지의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애플도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벤처기업들도 기술표준은 소유하고 있되, 일반인들이 쓸 수 있는 범용의 기술은 공개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 안목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현 정부에서도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하는 등 벤처기업들에게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만, 종국적으로는 꾸준한 R&D를 위한 자금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융자가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 지원이 돼야하는데, 지금처럼 한 번 실패하면 재기가 불가능한 환경이 아니라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현실화돼야 합니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 벤처 및 중소기업의 기술을 확실하게 보호해야 기업들이 자생력을 갖추고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어떤 인재가 필요할까요?

최근 AI,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으로 대변되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관심이 높습니다. 이 흐름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기존 산업에 첨단 기술을 융합하는 형태인데, 여기에 인문학과 문화 등 인문사회계열의 학문을 결합해야 진정한 의미의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도 현재 커리큘럼을 변경하는 중입니다.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개편하느라 학교도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2018년도 동계 교직원 연수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박호군 총장
2018년도 동계 교직원 연수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박호군 총장

총장님은 최연소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KIST)에 취임하신 바 있고, 과학기술부 장관까지 역임하셨습니다. 당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KIST1999년 처음으로 기관장 공모를 시행했습니다. 그때 저는 만 52세의 나이로 181의 공모에 도전했는데, 그중에는 쟁쟁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18명 중에 제가 최연소였던지라 아무도 저의 당선을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얻으며 당선됐습니다. 당시 과학계의 반향은 대단했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당선 비결은 다른 경쟁자들보다 KIST의 실정에 밝았고, KIST의 자주성과 자존감 제고를 높게 평가해 주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원장에 취임한 후 곧바로 직원과의 소통을 시작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실행에 옮겼지요. 눈 덮인 길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말라는 서산대사의 말씀처럼 조심스럽게 리더로서 직원들과 어울리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또한 주말을 이용해 직원들과 함께 어려운 코스의 등산을 하곤 했는데, 처음에는 회의만 하면 다퉜던 직원들이 산행을 몇 번 경험하더니 서로 친해지고 배려하고 협업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됐습니다. 부서별 이기주의가 사라지고, 단순히 인적자원(Human Resource)으로 보였던 동료가 서로에게 인간(Human Being)으로 다가온 위대한 순간이었습니다. 이 같은 시도는 과학기술부 장관 시절까지 이어졌고, 저의 경력 중 가장 보람되고 뿌듯한 일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과학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많은 국민들께서 궁금해 하는 부분입니다. 1966년에 KIST, 67년에 과학기술부가 설립된 후 무려 50년 이상 과학분야에 투자했음에도 노벨상이 나오지 않으니 당연히 의구심을 가지실 겁니다. 그러나 과학도 농사와 똑같습니다. 씨를 뿌리고 모내기를 하고 잡초도 뽑아주고 비료도 주고 물도 대주는 등 농부의 피와 땀을 밑거름으로 농사가 결실을 맺듯이, 과학도 같은 과정을 겪게 됩니다. 상당 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헌데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과학연구는 수입대체연구였습니다. , 수입연구를 국산화하는 과정이었던 거죠. 이 연구는 기본적으로 노벨상에 적합한 연구가 아니라, 산업체 발전 및 경제발전을 위한 연구였던 셈입니다. 실질적인 기초과학 연구개발투자와 교수의 연구비 지원은 90년대에 들어서 비로소 이루어졌습니다. 심지어 지방대학의 연구지원비는 제가 장관이 된 2003년 이후에나 실행됐지요. 그러니까 연구비 투자의 역사는 15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아직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제가 노벨상 수상자들에게 비결을 물어보면 하나같이 노벨상을 의식하지 않고 한 분야에 매진했다는 대답을 하곤 하더군요. 이렇듯 오랜 세월의 꾸준하고 성실한 연구는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노벨상이라는 업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총장님께서는 우리나라 과학계가 언제쯤, 어느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할 거라고 예상하십니까?

20년 이내에 우리나라도 과학 노벨상과 연을 맺지 않을까 예측해 봅니다. 분야는 의학상 또는 화학상이 되지 않을까요?

 

박호군 총장이 제27회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인천대학교 총장시절에는 학교를 국립대로 승격시키셨습니다. 그 당시 상황을 소개해 주시지요.

과기부 장관 퇴임 후에 인천대학교로부터 총장 제안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문제로 주저했습니다만, 제 고향인 인천에서 교육자로서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수락했습니다. 사실 그때 저는 인천대를 국립대학교로 전환시켜야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한 지자체에 적게는 1, 많게는 5개의 국립대학이 있던 시절이었는데 인천에는 국립대는커녕 인천대와 인하대 단 2개의 대학만 있었기 때문에 국립대학 설립이 절실했습니다. 그래서 취임 몇 개월 전인 20043월에 인천대학교 국립화 범시민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학교 국립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국립화에 비관적이었기 때문에 일이 잘 풀리지 않았지요. 하물며 당시 인천대 이사장님께서도 국립화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포기하지 않고 같은 해 8월 총장으로 정식 취임한 직후 본격적으로 국립화 작업에 매달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또 하나의 커다란 난관에 부딪치게 됩니다. 당시 교육부장관께서 국립대를 줄이겠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정책을 발표한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인천대학교 공립화 시민서명운동을 벌였고 15일 동안 136만인의 서명을 얻어냈습니다. 당시 인천 인구 260만명 중 50% 이상이 찬성표를 던졌던 거죠. 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수, 지역언론인, 지역인사들과 수십 차례 간담회를 갖고, 정부부처를 끈질기게 설득한 결과 취임 18개월만인 20064, 인천대학교는 교육부와 국립대학 특수법인 양해각서를 체결하기에 이릅니다. 또한 취임 1년 만에 인천대의 송도 이전을 인천시와 합의했고, 기공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습니다. 국립화 성공과 송도 이전으로 인천대의 위상은 급격히 높아졌고, 저의 취임 직전과 퇴임 직후의 수능점수 차이가 50점 이상이 날 정도로 인천대는 인천이 자랑하는 대표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3월에는 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이하 상존배)’의 신임 총재로 취임하셨습니다. 상존배는 어떤 단체인지요?

상존배는 2011년 민간 비영리 단체로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해 설립됐는데, 설립 당시부터 상존배 운동의 취지에 공감하는 사회 각계 인사들과 함께 참여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이사회의 추대와 총회 추인을 거쳐 제2대 상존배 총재로 취임하게 된 거죠. 우리 운동본부의 핵심가치는 상호존중과 배려를 통해서 모든 사람이 더불어 행복을 누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작게는 개인으로부터 크게는 국가에 이르기까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고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인해 갈등과 분열이 우리의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하락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사회 구성원은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서로 존중하고 배려해야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상호존중과 배려는 구호로만 해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상대방이 존중과 배려를 받고 있음을 느끼도록 내가 먼저 행동으로 실천하는 운동이며, 누가 누구를 가르치려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부족한 자신을 위해 실천하면서 우리 사회가 함께 실천하자는 운동입니다. 우리 상존배 운동의 5대 실천과제는 상호 존중하는 언어사용 정감어린 인사말 나누기 경청하고 칭찬하기 공중도덕 지키기 나누고 봉사하기 등 다섯 가지 인데, 이것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행동으로 실천해 습관화하고 저변확대를 통해 문화화로 정착시키는 캠페인과 교육활동, 희망포럼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계간잡지 아름다운 세상 상존배를 국민이 함께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제작해 배포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어려운 이웃돕기와 정부지원이 미비하거나 소외된 보육시설 등 지원 사업을 정기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개개인이 먼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다보면, 그 시너지 효과로 모든 사람이 더불어 행복을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상존배 제2대 총재 취임식에서 회기를 흔들고 있는 박호군 총재. 우측은 정두근 초대총재

 

앞으로 상존배를 어떻게 운영할 계획이신지요.

상호존중과 배려의 실천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상존배 운동의 목적달성을 위해 상존배 운동 목적과 가치 추구에 부합한 시민운동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그래서 상존배 운동이 일반 시민을 비롯해 어려운 시민에게 다가서는 시민단체로, 또한 시민의식함양 활성화를 위해 시민, 노약자, 여성, 학생, 어린이, 청년, 이주노동자, 군인 등에 상존배 운동 교육을 최우선 과제로 적극 추진해 상존배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또한 우리 사회의 선진 시민의식 함양과 활성화를 위해 총재로서 맡은바 역할을 성실히 해나갈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상존배 운동에 동참해 주시고 아낌없는 격려와 후원을 부탁드리며, 미국의 노드스트럼 백화점이 고객만족 철학을 실천해 서비스 신화의 대명사가 된 것처럼 우리 상존배 운동을 선진시민 의식 함양운동의 대명사가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박호군 총재가 상존배 취임식 후 관계자들과 단체촬영에 임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국제 로타리 총재를 맡아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힘닿는 한 저의 경험과 노하우, 역량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아울러 교육인의 직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올바른 교육의 길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해 훌륭한 인재들을 대한민국 각계각층에 배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호군 총장 프로필

2018.03 ~ ()상호존중과배려운동본부 총재

2017.12 ~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총장

2015.11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총장

2013.12 새정치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2012.02 ~ 2015.11 한독미디어대학원대학교 총장

2011.03 2020스마트 경제도시 서울 위원장

2008 ~ 2010 인천녹색성장포럼 대표

2004 ~ 2008 인천대학교 총장

2003 ~ 2003 과학기술부 장관

1999 ~ 2003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

피정우 기자  seoulcity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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