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백운철학관 정영상선생

 

깨닫기 위한 여정은 험난하면서도 멀다, 그러니 공부할 뿐이다

부산 백운철학관 정영상 선생

 

 

정영상 선생님

일곱 살부터 철학을 배웠다는 부산 백운철학관 정영상 선생. 글자도 거의 몰랐던 당시의 정 선생이었지만 철학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선생의 어린 시절, 댁에 종종 방문하던 백운 스님의 말씀 덕분이었다. 아버지의 반대로 결국 수도의 길을 걷지는 못하였지만 그날의 기억은 정영상 선생이 오늘에 이르게끔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참으로 배워도 끝이 없는 것이 사주요 철학입니다. 제 나이가 올해로 꼬박 칠십인데, 이때껏 공부를 해도 소위 말하는 명확한 답을 얻기가 참 힘듭니다. 그래서 좀 더 면밀한 답을 찾고자 도전하게 된 새로운 공부가 바로 다름 아닌 ‘주역’이었습니다.”

배우고 또한 공부해도 마르지 않는 갈망

철학에 관한 정 선생의 생각은 그 누구보다 단호하다. 이를테면 기독교인이 불교를 업수이 여기지 말고, 불교도가 기독교를 업수이 여겨서는 안 된다고 그는 조언했다.

요약하자면, 서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가 지닌 그 뜻을 알지 못하는 것은 오로지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요, 그러기에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산 백운철학관 정영상 선생의 말은 또 있다. 철학의 길을 걷는 자로서 나 잘 먹고 살자고 재산을 모으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는 고언을 아끼지 않으며, 그는 “사람들에게 이치를 깨우치게 하고 올바르게 나아갈 길을 알려 주어야 할 사람들이 재물에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라고도 당부했다. 그저 수도자라면 이 한 몸 의탁할 수 있는 잠자리와 그날 먹고 살아갈 음식만 있으면 되지 않겠느냐는 것. 그렇기에 자신이 평생을 모은 집 한 채마저도 가족에게 건네 훌훌 털고 일어나 다시 나온 그이다.

물론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답이 구해지지 않는 이놈의 철학이 어느 날은 너무 야속해 책을 모두 태워버렸다는 정영상 선생. 다신 이 갑갑한 길을 걷지 않겠노라 선언했지만,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그의 의지는 이러한 현생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결코 쉬이 꺾이지 않았다.

그렇게 장장 10년 가까운 세월을 눕지도 않고 오로지 가부좌를 틀고 앉아 가며 버텼다. 그러고도 108일을 더, 정 선생은 그제야 비로소 아주 조금 무언가 짐작이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참된 도(道)란 결국 내 마음, 내 타고난 본성을 바로 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래야만 마음속에 잠겨 있던 진짜 지혜를 찾을 수 있지요, 이것이 바로 광명(光明)이고 형상(形像)입니다. 그 이치를 깨치게 되면 그 경지를 일컬어 초지(超智)라고 말하지요.”

정영상 선생의 이야기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이를테면 그에게는 경남 진주에 사시는 형님이 한 분 계시다. 진주라고 하면 백운철학관이 있는 부산에서도 차로 몇 시간을 가야 한다. 심지어 형님댁은 그 진주에서도 한참 안쪽으로 굽이굽이 들어가야 하는 시골 중의 시골.

그러던 어느 날, 귀가 조금 시끌시끌하다 싶었던 정 선생.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것이 곧 사람과 사람이 싸우는 소리로, 그것도 매우 귀에 익은 사람의 목소리였다고 그는 말했다.

“이게 누가 싸우는가 보니까 우리 큰형님과 형수가 대판 싸움이 붙어 버렸던 겁니다. 진주에서도 80리나 더 들어간 곳에 사는 형님 부부의 싸움 소리가 들렸죠. 이해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하지만 들렸어요, 그래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싸우는 소리가 예까지 들린다고 그랬죠.”

이게 바로 전이라며 부산 백운철학관 정영상 선생은 웃었다. 놀라운 일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형님 내외가 커피를 마시려고 끓여 내왔는데, 그 구수한 냄새가 어쩐지 자꾸만 코끝에 아른거렸다는 정 선생.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그렇게 또 형님 부부에게 전화를 걸어 커피 드시냐고 물어봤다고. 이에 정영상 선생의 형수님이 참 놀라워하셨다는 후문이다.

 

 

이치,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그 알쏭달쏭함

실로 모든 것이 이치에 따르는 것이다. 역학이건 무엇이든지 간에 세상 만물이 이러한 ‘이치’에서 벗어나는 법이 없다고 정영상 선생은 말했다. 그렇다면 이치란 무엇인가? 이에 관해 기자가 묻자 그는 “이치란 세상이 돌아가는 순리”라고 답하며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예를 들어 쥐띠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근처에 연지동이라는 곳이 있는데, 연지동의 연이 연꽃 연 자입니다. 연꽃이 많은 곳에는 개구리가 많습니다. 개구리가 많으면 쥐가 오고, 쥐가 오면 뱀이 옵니다. 쥐띠가 그곳에 가면 뱀에게 잡아먹히는 격이니, 가지 말라 하는 것이죠.”

이른바 쥐띠와 뱀띠는 상극이라는 명제에 따라 이치를 설명하면 이렇게 풀이가 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세상 이치대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무릇 세상에 나온 철학자들은 항시 겸손한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부산 백운철학관 정영상 선생의 말씀이다.

그가 말했다. “운칠기삼이라 했습니다. 가장 큰 이치입니다. 자신이 아무리 잘해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가령 재복도 이와 마찬가지다. 정 선생의 말씀에 따르면, 재복, 다시 말해 재물이 운에 없는 사람은 마땅히 이를 보강해야 하는바, 재물이 왕성하게 일어날 수 있는 지역을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부산 지역에도 하나하나 오행이 있다. 어느 지역은 토의 기운을 타고났고 또 어떤 곳은 수의 기운으로 났다

예를 들어 재물, 그러니까 관이 물인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흙만 가득 있는 지역보다는 물이 가득한 지역으로 가서 사는 것이 기를 보할 수 있어 이롭다는 것이다. “기운이란 지역의 형상과 지세도 보지만 그 지역의 이름에 들어가는 글자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참으로 신기한 것이 역학이요 사주니, 아무리 공부해도 끝이 없다는 말에 이유가 있다.

인명은 제천! 그렇기에 부산 백운철학관 정영상 선생의 철학 공부는 앞으로도 끝이 없으리라. 정 선생을 응원한다.

문의 010-5055-8494 (051)895-8494

 

 

저작권자 © 서울시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