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양봉협회 경남 김해시 지부장 김승민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진짜 꿀 이야기 “천연꿀 고르는 법 아시나요?”

사단법인 한국양봉협회 경남 김해시 지부장 김승민

양봉 산업의 진수는 거시적 경제 창출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진짜 꿀 이야기 “천연꿀 고르는 법 아시나요?”

 

FTA체결로 수입산 꿀이 대거 수입 되었고 벌에게 설탕을 사료로 먹여 만들어 낸 사향꿀은 버젓이 천연꿀처럼 판매되고 있다. 천연꿀을 판매하는 양봉 농가에게는 이모저모로 고충이 아닐 수 없다. 현실은 이러한데 고령화 사회의 퇴직자들은 양봉 사업을 통해 제 2의 인생을 설계하겠다고 무턱대고 너도나도 달려들고 있다. 소비자도 문제다. 맛과 육안으로는 천연꿀을 절대로 구별해 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눈과 입으로 만 꿀을 평가한다.

10여 년의 경륜으로 양봉사업에 잔뼈가 굵은 사단법인 한국양봉협회 경남 김해시 지부 김승민 지부장을 만나 양봉산업의 진수와 천연꿀을 찾아내는 진짜 비법을 알아본다.

 

양봉은 계획성 좋은 귀농사업, 거시적 경제창출 이뤄

꿀벌은 식물 화분의 매개체로 그 활동은 인류의 생존과도 연결된다. 꿀벌의 활동으로 얻어지는 경제적 이익은 양봉 수익의 100배로 추산된다. 때문에 이러한 생존권과 경제적 창출로 양봉은 현재 범국가적으로 양성하고 있는 산업이 되었다.

김해에서 단감 농장을 하던 김 지부장은 10여 년 전 지인의 소개로 단감 농장 한 쪽에 양봉을 시작하며 이 일에 뛰어들었다. 해마다 수확과 수입의 정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농사와는 달리 양봉은 한해의 투자와 수익에 대한 데이터가 정확히 나오는 편이어서 계획성이 좋은 귀농 사업이다. 다만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안일한 마음으로 이 일에 뛰어들면 대부분이 실패해서 돌아간다”며 “양봉 사업에 의지가 있다면 양봉 농장에서 한해 두해 일해보거나 또는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50군씩 소량으로 시작해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북쪽에서 생산되는 꿀은 대체로 색이 맑고 향이 좋으며 남쪽 일부에서 생산되는 꿀은 찔레꽃 화분이 섞여 영양학적으로 또 좋을 수 있다”며 “취향에 맞게 생산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연꿀 외에 로열젤리와 화분 등 건강기능식품을 전문으로 생산해 제조하는 양봉사들도 있다. 김 지부장은 “몸만 건강하다면 자식에게 손 벌릴 필요 없이 노년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사업” 이라며 “기술과 노련함이 없어 실패하는 이들도 있지만 제대로만 한다면 꽤 괜찮은 사업” 이라고 추천했다.

 

 

양봉 생산의 고충

김 지부장은 김해 장유에 위치한 7000평의 단감 농장에서 과수와 양봉을 함께 하기 때문에 쉬는 날이 거의 없다. 분주히 날아다니는 벌들 덕분에 단감 농사도 잘 되고 양봉 농사도 잘 돼 일거양득이다. 다만 날씨가 좋아야 한다. 양봉 역시 과실나무처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겨울이 오면 양봉사들은 월동을 위해 벌을 데리고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한다. 양봉사들은 벌들이 추위에 얼어 죽거나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벌통의 본을 바르게 떠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김 지부장 역시 이동하는 양봉사다. 국가에서 토지 매입 자금을 지원해 준 덕에 2년 전 안동에 800여 평의 밭을 살 수 있었다. 그는 추운 겨울이 지나 아카시아가 피는 봄이 오면 벌들을 데리고 깊은 산골 안동으로 들어간다. 그는 “밭이 없을 때는 매번 밭을 찾아다니며 임대료를 흥정해야 했고, 꿀벌들의 배변 활동을 지적하는 인근 주민의 민원 신고를 받을 때면 심적으로 많이 불편했다”며 당시의 고충들을 털어놓았다.

천연꿀의 판로는 한국양봉농협을 통해 이뤄진다. 손수 만들어 팔면 이득이 더 많겠지만 150군 이상 채밀을 하게 되면 판매까지 신경 쓸 여유와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 게 양봉산업의 현실이다. 김 지부장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존재하는 유통 상인의 마진율을 현실적으로 조율하고 농가와 소비자에게 힘이 되고 득이 되는 정책들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외진 곳에 설치된 양봉장의 설치 환경으로 인해 벌만 쏙 빼가는 수법으로 벌을 도둑맞는 경우도 빈번하다”며 “지자체에서 이러한 점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제도와 기반 시설을 마련해 준다면 양봉 농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속지말자, 천연꿀 고르는 법

천연꿀은 말 그대로 꿀벌들이 자연에서 꿀을 채취해 만들어 낸 것이다. 반면 꿀벌들에게 설탕을 먹여 만든 꿀이 있는데 이것을 사향꿀이라 부른다.

얼마 전 모 방송에서 천연꿀과 사향꿀을 구별하는 테스트를 했다. 참가자들은 꿀을 한 술 떠 맛을 보고, 찬물에 녹여보고, 끓여 보기도 했다. 꿀의 농도와 색깔을 서로 비교하며 천연꿀과 사향꿀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그들은 전혀 구별해 내지 못했다. 김 지부장은 “맛과 색깔, 향과 농도 등 여러 가지 항간에 떠도는 구별법들은 모두 근거가 없는 말 들” 이라며 “천연꿀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한국 양봉농업협동조합 중앙연구소에서 실시하는 탄소동위원소비 검사로만 확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탄소동위원소비 검사는 일종의 탄수화물의 종류를 구별해 내는 검사법이다. 천연꿀은 탄소화물값이 –22에서 –33 사이의 값을 나타내고, 사향꿀은 –10에서 –20사이의 값을 나타낸다. 상품 뒤에 부착된 품질보증서나 설명서에 탄소동위원소비 –23.5%이하라고 적힌 꿀은 천연꿀이고 –17, -15라고 적혀있는 꿀은 사향꿀인 셈이다. 김 지부장은 “탄소동위원소비 검사를 하는데 일부 시간과 비용이 들어 때론 귀찮기도 하겠지만 천연꿀 양봉 농가의 궁극적인 성공과 발전을 위해서는 농가에서 적극적으로 탄소동위원소비 검사를 받아 줄 것”을 당부했다.

한국양봉협회가 보증하는 천연 벌꿀 봉인 스티커도 천연꿀을 보장하는 또 하나의 표식이다. 한국양봉협회는 탄소동위원소비 검사에서 합격한 꿀에 이 봉인스티커를 무료로 붙여준다. 봉인스티커에는 고유번호가 적혀있다. 한국양봉협회 소비자 상담실로 전화를 해 이 고유번호를 불러주면 어느 생산지의 진품인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꿀의 가격을 살펴보면 중량 2.4kg을 기준으로 사향꿀은 약 3만5000원, 천연꿀은 약 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김 지부장은 “탄소동위원소비검사 표시 또는 봉인 스티커가 없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저가의 꿀은 대다수 사향꿀임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양봉협회 김해시 지부에 가입된 양봉 농가는 모두 마흔 여덟 곳이다. 이 곳 회원들은 지부에 연간 20만원의 회비를 낸다. 이렇게 모인 수입은 천연꿀 홍보와 교육, 우수양봉지역 탐방 등 김해 지역 양봉 산업의 발전을 위해 사용된다. 이 곳 양봉사들 중 가장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지부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되었다는 김 지부장은 “올 한해 사무장과 협력하여 김해 지부 양봉인 모두가 다 같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맡은바 임무를 잘 해 보겠다”며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꿀벌을 사랑하는 자연인, 꿀벌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해 온 양봉사들의 구슬땀이 헛되지 않도록 올 한해도 거시적인 경제 창출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한국양봉협회  김승민 지부장
010-3845-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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