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 연휴 시울시 교육청은 시민들을 위해 406개 학교 주차시설을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너무 반갑고 고마운 자율행정사례라 할 수 있다. 물론 유료도로법과 같이 명절기간 통행료를 면제하듯이 명절 연휴 학교주차시설도 무료개방을 의무화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율적으로 개방하는 것이 강제 개방보다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문제는 주차장 개방에 참여한 학교 가운데 성의 없는 모습을 보여 시민들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참여한 학교가 참여하지 않은 학교보다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왕 참여할 바에는 시민들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개방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무성의하게 참여하는 모습은 학교를 찾았던 많은 시민들 가슴에 멍울만 남기기 때문이다.

강남 사는 Y씨는 설날 아침 학교주차시설 이용을 위해 강남구 신구초등학교에서 가족들과 만나기로 했다. 그러나 도착해 보니 오후 6시까지 밖에 운영하지 않았다. 물어 볼 안내인도 찾기 어려웠다. 성동구 송원초등학교의 경우 설 연휴 4일간 24시간 개방하고 있어 강남 학교에서 약속을 잡았던 것이다. 이렇게 학교마다 개방조건이 제각각일 줄은 예상치 못했다.

Y씨는 나중에 확인해 보니 학교마다 개방기간, 개장시간, 폐장시간, 관리방법, 개방하는 주차 공간, 유료 또는 무료주차 조건 등이 모두 달랐다. 더군다나 개방하는 학교마다 개방조건에 대한 안내를 정확히 해주는 사람도 찾기 어려웠다. 게시된 문의처도 당직실 전화부터 개인 핸드폰까지 다양했다. 교육청 콜센터도 명절기간 쉬다보니 연결이 어려웠다.

물론 참여한 406개 학교들이 주차시설을 설 연휴 기간 시민들에게 무료 또는 유료로 개방하는 것만으로도 큰 기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크게 인심을 쓴다고 하여 이용하러 오는 시민들에게 대충대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곤란하다고 했다. 지금보다 시민 편의를 좀 더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을 소망한다고 했다.

시민친화행정 전문가 정용수 박사(소비자문제연구원 원장)는 아무리 좋은 시책도 행정 접점에서 시민들의 느낌이 좋지 않으면 정책 호응도에서 실패할 수 있다며, 학교의 주차시설 개방과 같이 사회공헌을 위한 자율적 행정시책일수록 교육청과 참여하는 학교장의 유쾌한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설 연휴 당직 또는 담당자에 대한 학교장의 따뜻한 격려와 관심의 메시지가 전달된다면 주차시설 개방이라는 행정 접점 분위기는 지금보다 훨씬 매끄러워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매년 명절 연휴에 제공되는 학교주차시설 개방시책은 시민에게 사랑받을 친화행정의 하나라며 주관 관청과 참여 기관의 공감과 소통이 성공요인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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