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傳統)이란 민족 생활의 역사적 발전과정 위에서 형성된 정신적 경향 및 성격이 많은 시대를 통하여 전승되어 하나의 근본적인 힘으로서 후세의 문화 창조를 규정하는 것이다. 예술상의 전통은 취미·형식 감정·표현태도·기법(技法) 등에 관한 일정한 지속적인 특징을 가지고 민족의 예술정신을 일관시켜 민족의 양식(樣式)을 세우는 것이다. 특히 관습 가운데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높은 규범적 의의를 지닌 것이다.

이러한 전통에 의해서 예술적 형성 위에 일정한 고정(固定)된 형식이 성립하고 개개의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지배하는 경우, 소위 인습(因襲;Convention)의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독창적인 예술가의 창작도 많고 적고 간에 전통에 의거하고 인습적(Conventional)인 형성인자를 포함하게 된다.

이 요소가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조장되어 예술의 개성적 창조성을 몰각(沒却)하고, 매너리즘에 빠져 표현의 내적 필연성을 잃을 경우에는 나쁜 의미의 인습의 폐해(弊害)가 생긴다. 그리하여 예술혁신의 운동은 전통에 대한 반역(反逆)의 형태로서 나타나게 되고 새로운 시대의 예술 의사(意思)를 가지고 전래의 형식을 타파하려 한다.

사실 예술적인 창조도 조상으로부터 풍부한 정신적 유산을 이어받아 뿌리가 깊고 강한 역사적 전통의 힘에 의지하지 않으면 건전한 발전을 할 수가 없다. 한나라의 문예라든지 미술에 있어서 그의 고유한 전통이 있음으로써 중요한 의지를 갖는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특히 민족적인 자각이 고조되는 오늘날과 같은 시기에 있어서는 전통의 권위가 신성화(神聖化)될 정도로 극도로 존중되어지는 것이다. 근대 문예에 있어서의 개성 강조의 경향에 대한 반동(反動)으로서 프랑스에서 일어난 전통주의의 기원도 종교적인 것에 준거(準據)하였다. 그러한 현상은 곧 조국의 예술적 전통을 보호하고 유지하려는 자각에서 출발된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전통(傳統;Tradition)은 지난시대에 이미 이루어진 계통을 이루어 계속 전하여 내려오는 것이다. 아름다운 풍속이나 좋은 풍기(風氣), 곧 미풍양속(美風良俗)을 계속 지켜 나가야 하는 이유다. 옛날부터 그 사회에서 행하여 온 사람의 생활 전반에 걸친 습관은 소중히 보존해야 할 덕목 중 하나이다.

과거 우리 민족의 굴곡진 기나 긴 역사 속에서 우리와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통주(傳統酒)는 지난 100년 동안 나라 안팎으로 많은 학대와 핍박을 받아 왔다. 그 역사적, 문화적 가치와는 달리 마땅한 대우를 못 받고 고되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36년간의 일제 강점기 시절의 주세법과 해방 이후 혼란과 미국 군정기, 대한민국 정부 수립, 6·25사변 후 황폐 속에서 줄곧 식량난에 시달리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식량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때문에 전통주는 항상 뒷전에 처졌다.

이러한 수난기에 전통주(Traditional liquor)의 생산 억제 정책은 우리 전통주의 걸림돌이 되어 전통주의 앞길을 막아왔다. 이는 우리 전통문화를 저해했음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전통주의 명예와 자존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손상을 입혀왔다.

오늘날의 세계는 문화전쟁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만큼 모든 국가가 다투어서 자국 문화의 홍보와 세계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것이 곧 국가경쟁력의 커다란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자국문화의 세계화가 곧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계기가 됨은 물론 국가의 성장과 국제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근래의 K-POP과 같은 한류(韓流)의 세계화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의 전통주는 세계시장에서 한식과 연결하여 새로운 한류문화로 우뚝 설 수 있는 핵심소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며 수출로 국격을 높일 수 있는 사업임을 확신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에 비해 전통주를 둘러싸고 있는 우리의 환경은 아직까지도 현존하는 시대상황에 많이 낙후되어 뒤떨어져 있다. 아직도 구시대적인 열악한 생산 환경, 낙후된 R&D, 경직되어 미흡하기 짝이 없는 유통구조, 특히 각종 규제가 그대로 남아서 산업 활성화의 발목을 죄고 있다.

전통주는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고유한 제조 방법에 따라 만드는 술을 말한다. 이와 같이 전통주는 예로부터 전수 되어온 기법과 명인의 손길,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제조되어 계승되어 온 무궁한 발전의 가치를 지닌 우리 고유의 술이며 동시에 독창적이고 독특한 문화이다. 앞으로 우리의 전통주가 계속 발전하고 한류의 한 축으로 톡톡히 그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전통주를 사랑하고 그 가치를 이해하는 범국민적 관심이 있어야 한다.

영국의 스카치위스키가 있고, 독일에는 다양한 맥주가 있고, 중국에는 8대 명주(名酒), 일본의 사케 등 세계에는 많은 자국의 전통주를 귀금속 다루듯이 보호·육성하고 있다. 특히 근래에는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을 계기로 멕시코의 테킬라(Tequila)가 국민적 관심과 성원 속에 세계적인 명주로 자리매김 하였다. 우리도 국민적 사랑과 애호(愛護)를 받는 대중적인 전통주를 만시지탄에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세계에 자랑스럽게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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