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梁)나라 주흥사(周興嗣)가 지은 책. 자연 현상으로부터 이류 도덕에 이르는 백반의 지식용어를 수록했고 한문 학습의 입문서로 널리 썼음. 사언 고시(四言古詩) 250구로 모두 1,000자(字) 임. (준)천자』

윗글은 천자문(千字文)에 대한 사전적 풀이이다. 옛말에 [천자문도 못 읽고 인(印) 위조한다]는 것인데, 어리석고 무식한 자가 남을 속이려 함을 이르는 말이다. 천지현황(天地玄黃)은 천자문의 첫 번째 구절이다. 하늘의 검은색과 땅의 누른색이다. 또는, 하늘과 땅 등의 빛깔이다.

천자문은 중국 양(梁)나라의 주흥사가 지은 책이다. 4언(言) 250구(句)로 구성되어 있는데, 합해서 1,000자로 된 것에서 이 이름이 붙었다. 한국에 전래된 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나 백제의 왕인(王仁)이 일본에 논어(論語) 및 천자문을 전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습자(習字)의 교본(敎本)으로 저명한 것으로는 수(隨)시대의 지영(智永)의 ≪진초천자문(眞草千字文)≫으로 1109년의 석각(石刻)이 남아있다. 조선조 때 명필 석봉(石峰) 한호(韓濩. 1543~1605)가 쓴 ≪석봉천자문≫이 유명하였다.

석봉천자문(石峰千字文)은 석봉 한호의 글을 판각(板刻)한 것이다. 초판은 조선시대 선조(宣祖) 34년(1601)에 되었고, 숙종(肅宗) 17년(1691)에 친서(親書)를 권수(卷首)에 싣고서 중간(重刊)하였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천자문은 사자성어(四字成語)로 되어 있는데 ‘천지현황’을 시작으로 하여 ‘언재호야(焉哉乎也)’로 끝을 맺는다. ‘천지현황’은 「주역」에서 나왔고, 이와 대를 이루는 ‘우주홍황(宇宙弘荒)’은 「시경」과 「법언」에서 유래했다. 이와 같이 ‘천자문’의 글귀는 옛 문헌에서 나왔다.

그러나 마지막 구절 ‘언재호야’는 일정한 의미도 없을뿐더러 출처도 없다. 다만 아무 뜻도 없는 어기조사(語氣助辭) 4개를 나열했을 뿐이다. 실체도 없는 허사(虛辭;expletives) 4개를 순서도 없이 배열했을 따름이다.

조사(助詞)는 한국어·일본어 등의 품사의 하나이다. 한국 문법에서는 토씨라고도 하여, 그대로 <토(吐)>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주로 체언(體言)에 붙어서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말로 이를테면 <사람이 밥을 먹으오>할 때 <이><을>이 각각 조사이고 어떤 문법가에 의하면 <먹으로>의 <으오>라는 어미까지도 조사로 본다. 일본어에서 보면 역시 <비가 온다><학교에서 돌아간다> 등에서 <가><에서> 등이 조사로 취급된다. 이것은 유럽어에서 격변화·전치사·부사·접속사 등에 해당된다.

토(吐)는 원래 한문을 읽을 때 구절 끝에 붙여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는 우리말 부분이다. ‘天地之間萬物之中(천지지간만물지중)’에 唯人(유인)이 最貴(최귀)하니 所貴乎人者(소귀호인자)는 以其有五倫也(이기유오륜야)라’에서 ‘에·이·하니·는·라’ 따위를 말한다.

재언하면, 조사는 문장에서 형태소나 조사·어미 등의 뒤에 붙어서 그 말과 다른 말과의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거나 뜻을 더하여 주는 단어를 말한다. 격조사·접속사·보조사로 나뉜다. 어기(語氣)는 말을 할 때의 어조나 기세를 말하는데, 어세(語勢)라고도 한다. 또 어조(語調)는 말의 가락, 말하는 투(套:틀, 본새)이다. 어조사(語助辭)는 한문에서 ‘토’가 되는 어(於)·의(矣)·언(焉)·야(也) 따위의 글자를 말한다. 실질적인 뜻이 없고 다른 글자를 돕기만 하는데, 조어(助語) 또는 조사라고도 한다.

성경의 구약전서 창세기에 ‘태초에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시니라(In the beginning God created the heaven and the earth(Gen. 1:1)’라는 구절이 있다. 뒤이어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고 하였다. 이는 천자문의 천지현황(天地玄黃)과 우주홍황(宇宙弘荒)과 대비된다. ‘우주가 넓고 거칠다’고 하였다.

우주(宇宙)는 온 세계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이다. 천문학에서, 천체를 비롯한 만물을 포용하는 물리학적 공간을 이름이다. 철학에서는, 질서 있는 통일체로서의 세계를 이름이다. 천지(天地)는 하늘과 땅, 감여(堪輿)·건곤(乾坤)·소양(霄壤)·천양(天壤)을 말한다. 전(轉)하여 세상, 우주, 상천하지(上天下地)를 이름이다. 만물(萬物)은 온갖 물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 만유(萬有)·만상(萬象)이다.

저작권자 © 서울시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