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정수기보다 미네랄이 풍부한 건강한 물 아리수’ 마신다

#서울에 사는 주부 A씨는 요즘 어떤 물을 식수로 써야할지 고민이다. 전에는 정수기를 썼지만 지난해 정수기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보도를 보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생수를 구입해 먹자니 비용이 만만찮다. 수돗물 수질이 좋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냥 마시기는 좀 찜찜해서 끓여 마시는 중이다. 어떤 물이 제일 건강에 좋은 물인지, 또 안전한 물인지 선택하는 게 쉽지 않아 고민이다.

과연 어떤 물이 가장 안전한 물일까?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수돗물 ‘아리수’가 가장 안전한 물이라고 말한다. 가장 관리가 잘 된 물이고, 미네랄도 풍부할 뿐만 아니라 국제표준기구로부터 ‘안전한 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의 생산 및 공급 전체 과정이 국제표준기구의 식품안전경영시스템인 ISO22000 인증을 획득했다. 체계적인 위생관리와 식품안전관리 등을 통해 아리수가 엄격하고 깐깐하게 생산․공급되고 있음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ISO22000은 국제표준기구(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Standards)에서 개발한 식품안전경영시스템으로 식품의 생산 및 제조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 요소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제 표준 규격으로 엄격한 위생관리와 제품 안전성이 보장돼야 획득할 수 있다.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가 이 까다로운 국제기준을 통과한 것이다.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가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 2008년 세계적인 수질분석기관인 UL(미국보건협회 안전시험소)과 NSF(국제위생재단)의 167개 수질검사 결과 ‘미국 EPA(환경보호청) 먹는 물 수질기준 적합’ 판정을 받았다. 또 2009년 UN공공행정대상 수상, 2010년 아시아물산업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아리수가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가장 큰 이유로 엄격한 수질관리를 꼽는다. 서울시는 법정 수질검사항목인 60개보다 많은 170개 항목에 대한 수질검사를 통해 세계적인 수질의 아리수를 생산하고 있다. 참고로 해방 이전에 수돗물의 수질검사 항목은 14개에 불과했으며 1989년에도 법정 수질검사 항목은 28개였다. 이후 법정 수질검사 항목이 2000년에 47개로, 2017년에는 60개로 늘었다. 그런데 서울시는 이와 별도로 자체 감시항목을 늘려 2000년에 86개 항목에 대해 수질검사를 진행했으며, 2014년에는 163개, 2016년부터는 170개 항목에 대해 수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만큼 엄격하게 수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서울시는 2012년부터 수돗물 ‘아리수’의 건강함과 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해 ‘건강하고 맛있는 물’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건강하고 맛있는 아리수의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에 의해 서울 수돗물을 평가한 결과 올해 상반기에 달성률이 97.2%에 이르는 등 평가가 처음 시작된 2012년보타 10.3%p가 향상되었다.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는 더 건강해지고 더 맛있어진 것이다.

<서울시 “건강하고 맛있는 물” 가이드라인 및 설정배경(8항목)>

<연도별․항목별 가이드라인 달성도>

항목별로 살펴보면 건강 항목인 미네랄은 100%를 달성했으며, 탁도는 99% 이상, 총유기탄소는 83%를 달성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조류(녹조)로 인해 발생하는 냄새 유발물질인 2-MIB와 지오스민(Geosmin)이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 이후 100%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오존과 숯(입상활성탄)으로 한 번 더 거르는 과정을 추가한 고도정수처리를 통해 서울시는 녹조가 발생해도 깨끗한 수질의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 수돗물평가위원회에서 2012년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수질검사를 한 결과 수돗물 ‘아리수’가 역삼투압식 정수기보다 미네랄 함유량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칼륨과 칼슘 등 무기물을 지칭하는 미네랄은 사람의 몸에 꼭 필요한 5대 영양소 중 하나이며, 특히 뼈의 형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다.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와 ‘정수기’ 미네랄 함유량 비교>

자료근거 : 서울시 수돗물평가위원회 수질검사 결과(’12~’17년 평균)

※ 역삼투압방식(R/O) : 멤브레인 필터를 이용, 삼투압 현상을 응용한 정수방식으로 필터의 막 크기(0.001미크론)가 작아 증류수에 가까운 물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이처럼 건강한 수돗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 또 각 가정의 수돗물 수질도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각 가정의 수돗물 수질을 무료로 검사하는 정책도 지난 2008년부터 국내 최초로 진행 중이다. 매년 30만 가구의 수돗물 수질을 무료로 검사하는 ‘아리수 품질확인제’는 ▲일반세균으로부터 안전성 여부를 측정하는 잔류염소 검사 ▲수도배관의 노후도를 진단할 수 있는 철, 구리 검사 ▲수돗물의 깨끗함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탁도와 pH(수소이온농도 지수) 검사 등 총 5개 항목에 대한 수질검사를 진행한다. 서울시 다산콜센터(120번)나 거주지 관할 수도사업소,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http://arisu.seoul.go.kr)으로 신청하면 아리수 품질확인제를 통해 무료로 수질검사를 받을 수 있다.

꼼꼼한 서울시의 깐깐한 아리수, 수돗물 공급에도 만전

수질 관리와 함께 서울시는 상수도관을 통한 수돗물 공급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상수도 인프라가 늘어났고, 기술 발달에 따라 보다 더 엄밀한 수도관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에 상수도 시설이 처음 들어선 것은 1908년이다. 이해에 최초의 근대식 상수도시설인 뚝도정수장이 완공됐는데, 일일 수돗물 생산량은 1만2,500톤이었고, 급수 인구는 12만 5천명이었다. 이후 한국전쟁으로 인한 상수도 시설 복구, 산업화 시기 폭발적인 인구 증가에 따른 상수도 시설 증설 등을 거쳐 현재 서울시는 1일 평균 319만톤의 수돗물을 생산해 1,020만명에게 공급하고 있다. 생산량은 255배 늘었고, 급수 인구는 81배가 늘어난 셈이다.

수도관 길이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2016년 현재 13,649㎞에 이르고 있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15번을 왕복할 수 있는 거리이며, 서울에서 뉴욕까지의 항로인 11,100km보다 훨씬 긴 것이다. 서울시의 6개 아리수정수센터에서 깨끗하게 생산된 수돗물이 이 상수도관을 통해 각 가정에 공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상수도관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서울시는 노후 상수도관 교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1984년부터 노후 상수도관 교체를 추진한 결과, 2016년까지 전체 연장 13,649㎞ 중 13,389㎞(97.7%)를 교체 완료했다. 노후 상수도관은 회주철관, 아연도강관, 강관, PVC관 등 누수와 부식에 취약한 ‘비내식성관’을 지칭하는 것으로, 시는 남아 있는 310km의 노후 상수도관을 덕타일주철관 등 부식에 강하고 친환경 도료를 사용한 내식성관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또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수돗물 불신 요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 내 낡은 수도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후 옥내 급수관 교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노후된 수도관을 쓰고 있는 56만5천 가구 중 2016년까지 305,560가구(54.1%)의 수도관을 녹이 슬지 않는 수도관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노후 옥내급수관 교체 지원 대상은 1994년 4월 1일 이전에 지어지고 녹이 잘 스는 아연도강관을 수도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모든 주택으로 전체 공사비의 80%를 시에서 지원하며, 단독주택은 최대 150만원까지, 다가구 주택은 최대 250만원까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세대당 최대 120만원까지 지원된다.

주택 내 노후 수도관 교체 공사비 지원 절차는 ① 관할 수도사업소에 연락해 개인 집의 수도관이 아연도강관인지를 진단하고 ② 개인이 수도설비업체 등에 맡겨 교체 공사를 한 뒤 ③ 교체 공사 후 수도사업소에 교체 공사비 지원 신청을 하면 된다. 교체 공사는 집안 내 수도관을 철거하지 않고 녹이 슬지 않는 관을 새로 설치하는 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공사기간은 평균적으로 2~3일 이내에 끝난다는 게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택 내 노후 수도관 교체 공사비 지원과 관련해서는 서울시 다산콜센터(120번)나 거주지 관할 수도사업소에 문의하면 된다.

노후 수도관 교체와 함께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고층아파트 직결급수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저수조를 거치지 않고 각 가정에 곧바로 수돗물을 공급하는 고층아파트 직결급수는 저수조에 수돗물이 장기간 머무르면서 잔류염소가 휘발되는 문제를 해결해 더 좋은 수질의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기료와 저수조 청소비용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해까지 150개 아파트 단지를 직결급수로 전환했고, 올해에는 110개 단지를 직결급수로 전환할 계획이다.

고도정수처리기술개발

우리 몸과 지구 건강까지 지키는 수돗물 아리수

이처럼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건강하고 맛있는 아리수를 엄격하고 깐깐하게 생산․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수질안전성이 수돗물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얘기한다. 여기에 덧붙여 또 다른 장점이 있다. 바로 수돗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환경 보호를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생수’라 불리는 먹는 샘물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먹는 샘물 시장은 지난해 7,403억원 규모를 기록해 전년 대비 15.5% 성장했다. 2000년 이후부터 연평균 11%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2020년이면 1조원 대에 육박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생수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가 혹 환경오염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생수를 담는 페트병 용기를 만드는데 석유자원이 쓰일 뿐만 아니라 재활용율이 낮기 때문이다. 또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로 인한 지하수 고갈, 관정 관리 소홀로 인한 지하수 오염에 대한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1L짜리 페트병 30개 정도를 만드는데 원유 3L가 필요하고, 1L 페트병 1개를 만드는 데 3~4리터의 물도 필요하다. 여기에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운반비용이 따로 든다. 페트병을 만드는 데 이렇게 많은 자원을 써야 하고, 유통비용까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거기다 페트병 재활용율이 낮다 보니 페트병 폐기비용도 따져봐야 한다. 페트병은 땅에 묻었을 경우 자연분해되기까지 100년이란 세월이 걸리고, 소각하게 되면 유해성 환경 호르몬이 나온다. 또 페트병을 만들 때 탄소발생량도 따져봐야 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수돗물 2L당 탄소발생량은 0.338gCO로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먹는 샘물 2L짜리 페트병의 탄소발생량은 238~258gCO로, 수돗물보다 무려 704~763배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마트에서 손쉽게 구입하는 생수가 환경오염과 에너지 낭비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수기 역시 자원낭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수기는 물과 전기를 낭비한다는 측면에서 자원 고갈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시민들이 많이 쓰는 역삼투압정수기는 한 컵의 물을 정수하기 위해 3~4컵의 물을 낭비한다. 또 2013년 서울시에서 에너지설계사를 통해 정수기의 전력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정수기 1대의 월 평균 전력 사용량은 56.2kWh로, 가정용 대형 냉장고(용량 800~900L)의 월 평균 소비전력인 32.8kWh보다 약 1.7배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서울의 한 가정에서 한 달 동안 사용하는 총 전력사용량인 315kWh의 약 18%에 해당하는 셈이다.

정수기물의 수질에 대한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얼음 정수기에서 니켈이 나오는 등 이물질이 정수기에서 나오거나 수질기준에 미흡한 경우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서울시 수돗물평가위원회에서 최근 5년 동안 수돗물과 정수기물에 대한 수질검사를 한 결과 일부 정수기물은 수소이온농도(pH)와 일반세균에서 ‘먹는 물 수질기준’을 초과한 사례가 다수 발생했으나 수돗물은 수질기준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런 환경오염과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우리 몸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바람직한 물을 소비하는 방법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돗물을 마시는 게 대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친환경적이면서 가장 관리가 잘 된 물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수돗물은 가격도 월등히 싸다. 4인 가족이 한 달에 45L를 마신다고 가정했을 때 수돗물 가격보다 정수기가 724배, 먹는샘물은 2,300배 비싸다.

그러니 우리 건강과 지구 건강, 그리고 가계까지 생각한다면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를 마시는 게 가장 합리적인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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