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경의선 철길에 기차가 다닐 적에는 철길을 따라 늘어선 집들의 대문만 열어도 기차가 지나갔다는 얘기, 열차가 싣고 가던 석탄가루가 주변에 날려 빨래를 널어놓으면 시커멓게 됐다는 얘기, 100여 년간 마포구를 남북으로 가로막아 지역의 단절을 불러왔던 공간이 숲길로 연결되면서 지역의 화합과 협력을 이루게 된 얘기,시간이 흘러 기차가 지나가던 철로를 걷어내고 그 위에 숲길 공원이 만들어지면서 그 중심에 ‘책이 있는 거리’가 탄생했다는 얘기...

무궁무진한 마포 지역만의 흥미로운 이야기꺼리들이 있다. 이런 이야기 원천을 현재 시점에서 풀어나가도록 다듬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지역 명소에 얽힌 이야기를 외지인을 비롯한 지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공연과 더불어 즐기도록 만든 문화콘텐츠가 마포구(구청장 박홍섭)에 생긴다.

지난해 상암동 일본군 관사에서 ‘일제 강점과 독립운동’이란 주제로 실시한 EBS최태성 교사의 강의 모습(좌)과 뮤지컬 배우 이태원 씨의 명성황후 갈라쇼 공연 모습(우)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마포문화재단과 함께 마포지역의 명소, 유적 등 의미 있는 공간을 발굴해 그곳이 가진 상징성과 문화예술 콘텐츠를 접목한 문화예술프로그램 ‘2017 아트 인 스토페이스’를 추진한다.

‘아트 인 스토페이스(Art in Story+Space)’는 이야기(Story)가 있는 공간(Space)에서 펼쳐지는 공연과 강연(Art)의 합성어다. 마포구 지역 명소에서 공간의 특성에 맞는 공연 및 전시, 강연을 통해 구민의 문화욕구를 충족하고, 일상형 문화예술도시 마포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번 ‘아트 인 스토페이스(Art in Story+Space)’를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는 지역명소는 총 4곳이다. 경의선 옛 부지를 공원화한 ‘경의선 책거리(와우교)’와 마포종점․마포나루․3.1운동의 발생지인 ‘도화소 어린이 공원’, 인디문화예술의 발상지라 불리는 ‘홍대 걷고싶은 거리’,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급부상 중인 ‘토정로(경의선 공원 공덕구간)’이다.

이번에 선정된 명소들은 개별 공간이 가진 독특한 역사스토리와 더불어 이에 걸맞는 문화예술공연과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문화예술프로그램의 산실로 거듭난다.

이 4개의 공간을 배경으로 오는 5월 31일부터 9월 27일까지 마지막 주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 인문학 강연과 공연이 진행된다.

첫 프로그램은 오는 5월 31일(수) 저녁 7시, 2인조 인디밴드 연남동 덤앤더머가 ‘문화예술이 숨 쉬는 문화공원’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동시에 라이브 통기타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2회 행사는 6월 28일(수), 마포구 도화소 어린이 공원에서 ‘3.1운동의 의미와 역사성’이란 주제로 심용환 강사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뮤지컬 ‘영웅’(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다룬 작품)의 강태을 배우의 열연으로 안중근 의사가 동양평화 실현을 위해 이토 히로부미(1841~1909)를 저격했던 순간의 감동을 가져다 줄 갈라쇼를 공연할 예정이다.

7월 26일(수)에는 홍대 걷고싶은 거리에서 소설가 이상(1910~1937)의 ‘제비다방’의 명맥을 잇는다고 평가받는 상수동 ‘제비다방’을 운영 중인 단국대 건축학과 오상훈 교수가 ‘홍대문화예술의 오늘과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7월의 뜨거운 열기를 달래 줄 브라질 타악밴드 ‘라퍼커션’의 공연 ‘그어디든 축제’도 함께 진행된다.

9월 27일(수)에는 토정로(경의선 공원 공덕 구간)에서 ‘KBS - 역사저널 그날’ 고정패널로 유명한 건국대학교 신병주 교수가 ‘토정 이지함의 애민사상’을 주제로 강연한다. 인디밴드 ‘짧은 손톱들’의 기타리스트 정선호가 ‘가을밤의 휴식’을 주제로 라이브 공연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어 주민들에게 더 많은 인문학과 문화예술공연 향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 주민 및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며, 행사 관람비는 무료다. 자세한 문의는 (재)마포문화재단 지역문화팀 ☏02-3274-8633으로 하면 된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올해 아트 인 스토페이스의 첫 시작을 전국 최초의 책 테마거리인 경의선 책거리에서 개최해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마포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에서 펼쳐지는 인문학과 문화예술콘텐츠의 새로운 결합 프로젝트인 ‘아트 인 스토페이스(Art in Story+Space)’ 사업을 스토리텔링을 통한 지역 명소 재생 사례로 발전시켜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관광 콘텐츠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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