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얼마 전 런던을 다녀왔습니다. 필자가 런던에서 가장 즐겨하는 일은 런던의 갤러리와 박물관을 순회하며 작품들을 관람하는 일입니다.

런던에는 크고 작은 규모의 많은 갤러리와 박물관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갤러리와 박물관들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입구에 기부함이 설치되어 있어 기부금을 내고 싶은 사람들은 기부금을 내고 있지만 의무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본인의 선택 하에 기부여부를 결정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여행객들은 무료로 귀한 작품들을 관람할 수가 있습니다.

갤러리나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들은 많은 경우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작품이나 유명 작가의 작품들이 많아 그동안 책에서만 보아 왔던 작품들의 실물을 보면서 느끼는 경이감이야말로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필자는 이곳에서 작품들을 관람하면서 실물을 보면서 자라는 영국 어린이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해 보면서 다른 나라 아이들은 이런 작품들을 사진으로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으니 영국 아이들과 다른 나라 아이들의 예술 감성이 얼마나 많은 차이가 날까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어릴 때 보고 느끼는 감성의 차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예술뿐만 아니라 감성이나 행동에서도 많은 차이를 미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영국 어린이들을 부러운 마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런던에 있을 때 Royal Academy of Arts에서 전시하고 있는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현재 활동 중인 작가 Hockney의 작품전을 보았을 때에도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유명작가의 작품 전시회라고 해서 입장료가 꽤 비쌌는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사람들이 예약을 하고 줄을 서서 작품들을 감상하는데 남녀노소 가족들이 함께 방문하여 관람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어릴 때부터 좋은 작품들을 보고 배우며 자란 사람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변함없이 예술을 사랑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덕수궁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이중섭 탄생 100주년 기념 작품전시회를 하였을 때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이중섭의 작품을 보기 위해 미술관을 방문하여 작품을 관람하였습니다마는 대부분의 경우 우리나라는 갤러리와 박물관을 찾아 미술품을 직접 관람하는 관람객은 별로 없는 이유가 어려서부터 현장에 방문하여 실물을 보면서 선생님들이나 부모님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느끼며 체험하는 공부가 아니라 책에서나 배우는 암기 위주의 교육에서 상대적으로 흥미를 덜 느끼기 때문에 오는 차이가 아닐까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런던 갤러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단체로 온 학생들이 바닥에 엎드려 작품을 열심히 흉내 내며 그리거나 선생님들이 작품을 설명하며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이런 방법으로 공부하는 영국 학생들을 보면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예술 공부를 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을 떠올리면서 우리도 예술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더 필요한 시기가 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어느 분야든 그 분야에서 전문가나 특출한 장인이 나오려면 어릴 때부터 그 분야에 대해서 자주 접하게 하고, 관심을 갖게 하여 자연스럽게 즐기면서 스스로 몸과 마음에 스며들게 해 주어야만 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데, 암기위주의 교육방식으로는 전문가나 장인을 만들어 내기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우리도 이젠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후손들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즐기면서 공부할 수 있는 제도가 빨리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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