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 / 전진호 시인

 

그리움이 뭔지 알 것 같아요

늘 그만큼 멀리서

더듬이로 속삭여도 닿지 않을 거리에서

덜컹이는 당신을 봅니다

어제는 달빛이 무척 뿌듯 했지요

호수에 잔물결 펄럭이듯

은근한 빛이 사방에 가득 했어요

마치 당신과의 그리움처럼

하지만 달빛은

항상 한켠 떨어져 있잖아요

어스름 달 밤에 주고받는 연인들의 속삭임이

그래서 애틋하답니다

반딧불이가 하늘로 치닫고

이따금 들려오는

대나무밭 죽순 자라는 소리

그들도 그리움에 달팠을 거예요

기차가 늘 스쳐 지나가거든요

너무 가까워지면 안 될 것 같아요

그럼 애잔함이 없어지잖아요

벌은 얼마나 꽃을 그리워할까요

나비는 어떻구요

저것보세요 어쩔 줄 몰라 하잖아요

하지만 달콤한 꿀을 얻기 위한

하얀 속셈이 있는지도 모르죠

그래요 당신이 나를

내가 당신을

우리가 서로 그리워하는 것은

뭔가 꿍꿍이속이 있어서일 거예요

 

오늘은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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