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의 날개 / 양여천 시인

 

모든 불붙어 가는 것들은 잔인하게
잔인하게도 아름답도다
아름다우니 파괴되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다오. 그 머리위로
어둠속에 팔을 뻗어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과정
어깨위로 불이 붙어
허공으로 치솟는다
밤새 나를 주장하던 것은 열정인가, 욕망인가?
방향을 수정하고 뒤집어서 돌아선다.
지혜란 무엇인가? 무엇을 아는 것에서부터 지혜는 시작되는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내 안에서부터 영혼으로 영원히 사귈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베실을 뱉어내어 천을 짜고 밤하늘에 별을 수놓듯이 우리의 머리속에 있는 어둠으로부터
너를 끄집어내고, 글을 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부터
글을 쓴다. 고개를 내밀고
알고자 하는 이들은 알겠지만 알고자 하는 사람이 없다
신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결국 신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잔인하게도 운명은 사랑보다 강하지만 사랑은 운명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유성이 지는 언덕에서 별끝의 머리를 찾아 고개를 든다
헤아리던 손끝에서부터 잠이 들고 꿈이 찾아오면
그곳에서 우리는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왜 우리는 술에 취해서라도 현실이라는 옷을 벗으려고만 하는가?
짜르르 온몸을 휘감는 그 고통에서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그 무엇도 가격을 지불하지 않고는 가치를 얻을 수 없음을.
사랑한다. 말하지 않으면 모를 그 사랑을, 알지 못했다면 사랑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살지는 않았으리라.

모든 의식으로부터 무의식까지, 의식하지 못하던 것들로부터 의식하고 있던 것에 이르기까지
단어들을 배열하고 검토한다.

불꽃이 날개를 단다.
훨훨, 어둠속의 운명에게 횃불을 건내고 돌아 눕는다.
프로메테우스는 아직도 간을 내어주고 있을까?
가슴에서 불이 솟는다. 가슴이 찢기워진 프로메테우스가 되어 그 하늘에 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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